치아 임플란트를 한 뒤 축농증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진혁 교수팀은 대한비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치아 임플란트 시술은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윗니 어금니 임플란트를 한 뒤 위턱뼈 속의 공간인 상악동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임플란트를 한 뒤 축농증이 생겼다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런데도 치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정식 가이드 라인이 없는데다 임플란트와 축농증의 연관성을 모르는 의료진도 있다"고 말했다.
축농증 발생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는 송곳니 뒤 어금니에 임플란트를 할 때다.

위 어금니 위쪽의 얼굴 뼈에는 '상악동'이라는 동굴이 있다. 상악골(上顎骨·위턱뼈)은 골밀도가 낮고 두께도 얇아(1~15㎜) 치아 임플란트를 심어 지지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나이가 들면 위턱뼈의 두께가 더 얇아져 임플란트 시술 환자의 20~30% 정도는 골 이식을 한 뒤에 시술해야 한다. 골 이식은 잇몸을 절개한 뒤 뼈를 뚫고 상악동을 싸고 있는 점막을 들어 올려서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임플란트 심을 부위 뼈의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뼈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상악동 안의 점막이 손상되거나, 인공 치근이 상악동 점막을 찢는 경우, 또는 인공 치근이 상악동 안으로 들어가면 축농증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아랫니와 윗니 중 앞니는 임플란트 시술을 해도 축농증이 생기지 않는다.
강남차병원 치과 옥용주 교수는 "인공 치근이 상악동 안으로 노출돼도 점막이 자연 치유돼 축농증이 발생하지 않으나 간혹 일시적으로 경미한 축농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상악동 안에 염증이 생기면 항생제 등 약물치료를 하면 80% 이상 치료된다. 약물치료 등으로 효과가 없으면 임플란트를 제거하거나 축농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임플란트 시술 전에 축농증이 있던 사람은 임플란트 시술 후에 축농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임플란트 시술하기 전에 상악동 내 염증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주로 CT촬영을 한다"고 말했다.
정진혁 교수는 "임플란트 시술 전 누런 코 가래 등이 있으면 약물치료를 하고, 코 안에 물 혹 등 구조적 문제가 있으면 축농증 수술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