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호르몬 건강 위해 男性 과음 피해야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4/07 16:12
우리가 흔히 듣는 인슐린, 엔돌핀, 멜라토닌 등이 모두 호르몬이다. 이중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은 성(性)호르몬이라고 한다.
인슐린이나 엔돌핀 등과 달리 성 호르몬은 남녀,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검사 받은 유병학·이소영, 유영진·오명희 부부의 사례를 보자. 유병학(45)씨의 남성호르몬은 3.0ng/mL, 여성호르몬은 21.6pg /mL이었고, 유영진(34)씨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2.4ng/mL, 여성호르몬 수치는 34.9pg/mL이었다. 유영진씨는 유병학씨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어리고 체격도 훨씬 좋은데 남성호르몬은 더 낮고, 여성호르몬은 더 높게 나왔다. 예상과는 정 반대였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는 "사람마다 분비되는 호르몬 양은 천차만별이므로 이 검사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두 분의 여성호르몬 수치는 눈여겨 볼만하다. 남성의 여성호르몬은 대개 30pg/mL을 넘지 않는데, 유영진씨의 여성호르몬 수치가 35pg/mL로 나온 것은 체중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진씨는 179㎝에 82㎏, 체질량지수 25로 과체중에 속한다.
안 교수는 "지방은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꾸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를 많이 분비하게 한다. 뚱뚱한 남성들이 여성처럼 가슴이 볼록한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과도하게 분비되는 여성호르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여성형 유방이 있는 남성이나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남성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정상체중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소영(45)씨의 여성호르몬은 80.2pg/mL, 남성호르몬은 0.21ng/mL이었다. 오명희(31)씨는 여성호르몬이 826pg/mL, 남성호르몬은 0.3ng/mL이었다. 여성의 여성호르몬은 배란주기에 따라 변하는 데 낮을 때는 30~50 pg/mL, 높을 때는 200~400pg/mL 정도 된다. 하지만 임신을 했을 때는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오씨는 현재 임신 5개월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채희동 교수는 "임신 8~9개월 때 여성호르몬 수치가 가장 높다. 여성호르몬은 태아가 자라도록 자궁 크기를 키워주고 자궁 수축을 막아 조산을 예방해준다"고 말했다.
성 호르몬 외에 노화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호르몬이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은 성장이 끝나는 20대를 최고점으로 10년마다 14.4%씩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해지고, 몸의 털이나 손톱이 얇고 힘이 없어진다. 성장호르몬은 지방 분해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므로, 이것이 부족하면 살은 잘 찌는 반면, 근육은 잘 생기지 않는다. 젊을 때와 똑같이 먹어도 배가 나오는 '나잇살'의 원인이 성장호르몬 부족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성장호르몬 감소의 영향이다.
젊음을 유지하고 여성을 여성답게,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 호르몬을 균형 있게 잘 분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르몬이 잘 분비되게 마려면 뇌에서 이들 호르몬이 잘 나오도록 유도하는 '자극 호르몬'을 잘 분비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AG클리닉 권용욱 원장은 "뇌에서 나오는 '자극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것은 불규칙한 생활패턴, 스트레스 등이다. 이를 줄이면 호르몬 분비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특히 '호르몬 건강'을 위해 과음을 피해야 한다. 과음은 호르몬 균형을 깨트리는 비만의 원인이다. 또 간은 여성호르몬을 일정 부분 파괴하는 작용을 하는데 남성이 과음으로 간에 이상이 생기면 여성호르몬 파괴 작용을 못해 여성호르몬 수치가 비 정상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