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대사관거리에 있는 '로러스펜싱클럽'. 흰색 도복에 호구를 쓴 어린이들이 은색 펜싱 칼을 휘두르고 있다. 한 어린이가 정확하게 상대의 몸통을 찌르자 바로 옆에 서 있는 장비에서 '삑' 소리와 함께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어린이는 금메달이라도 딴 듯 펄쩍펄쩍 뛰며 웃는다. 이 어린이들은 전문 선수가 아닌 펜싱 도장의 원생들이다.

작년 12월 문을 연 로러스펜싱클럽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일반인을 위한 펜싱도장. 로러스펜싱클럽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39)씨. 현재 이곳에 펜싱을 배우는 학생은 3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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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영호 감독이 펜싱 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김 감독은 올 상반기에 서울 목동과 압구정동에 2, 3호점을 내는 것을 비롯해 전국에 펜싱 도장 10곳을 더 열 계획이다. 김 감독은 "태권도, 수영, 축구처럼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배우면서 놀 수도 있는 운동이 몇 개 없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운동 기회를 주기 위해 펜싱 도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펜싱은 어떤 운동 효과가 있을까? 우선 열량 소비량이 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체중 60㎏인 어른이 10분간 펜싱을 하면 177㎉의 열량을 소비, 골프(41㎉)나 필라테스(25㎉)보다 훨씬 높다. 펜싱은 땀복을 입고 하는 격렬한 운동 수준의 열량을 소비한다. 펜싱은 순간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므로 순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곧은 자세로 움직이므로 균형 잡힌 몸매와 강한 체력도 갖출 수 있다.

2개월 째 펜싱을 배우는 이도형(13)군은 "비실비실했던 몸매가 펜싱을 배운 지 2개월 만에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이군은 키 175㎝에 50㎏이던 젓가락 몸매가 두 달 만에 177㎝, 63㎏으로 보기 좋게 변했다.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특히 집중력 향상에는 최고라는 평가다. 경기 전략, 순간적인 반응, 상대방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시각·청각·촉각 등 모든 감각을 사용하므로 두뇌 회전에도 도움이 된다.

김 감독은 "주의력이 낮고 산만한 성격인 어린이들이 펜싱을 배우면 확 달라진다. 절제된 매너와 올바른 자세로 인성교육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증 치료에도 펜싱이 활용된다.

위험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머리에 호구를 쓰고 장갑과 도복을 걸치면 다칠 일은 없다. 펜싱 칼도 뾰족한 선수용 칼이 아니라 무디고 가벼운 플라스틱이나 고무 소재로 된 것이다. 비용은 초등학교 1~4학년생 기준으로 강습료 월 30만원, 펜싱 신발과 기초 장비 30만~40만원이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