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 먹었다면 철분 결핍 주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엄마 젖을 먹는 아기들에게 철분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정 교수팀은 생후 6, 12개월 된 영아 87명을 대상으로 분유만 먹인 '분유수유군', 모유만 먹인 '모유수유군', 모유에 철분을 5㎎/일씩 보충해준 '모유보충군'으로 나누어 철분 결핍 여부를 조사했다.

철분 결핍 여부는 3단계로 나눠 판단한다. 첫째는 세포에 저장된 철분이 감소하는 '저장 철 고갈', 둘째는 혈액 속 철의 농도가 감소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합성이 장애를 받는 '철 결핍', 셋째는 '철 결핍성 빈혈'이다.

연구 결과 생후 6개월 된 영아들의 경우 ▲저장 철 고갈 ▲철 결핍 ▲철 결핍성 빈혈의 빈도가 모유수유군에서 각각 33%, 33%, 30%로 분유수유군(0%, 5%, 8%)이나 모유보충군(1%, 7%, 5%)보다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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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된 모유수유군의 철 결핍은 더 심했다. 이번 연구에서 생후 12개월 된 아기들의 체내 저장 철분 고갈, 철 결핍, 철 결핍성 빈혈의 빈도는 모유수유군이 각각 73%, 64%, 50%로 분유수유군(4%, 4%, 3%)이나 모유보충군(9%, 9%, 7%)보다 크게 높았다.

김미정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등을 지나치게 우려한 부모들이 철분이 많은 고기 등을 아기에게 잘 먹이지 않고, 모유가 좋다는 말만 듣고 수유 기간을 무턱대고 늘리면 아기의 철 결핍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현경 교수는 "설사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점을 늦춰야 할 때도 생후 26주(6개월 반) 이상 늦추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아기들에게도 생후 6개월 이후부터는 철분이 많은 고기를 넣은 이유식 등을 먹여 스스로 철분을 섭취해 몸에 저장하게 해주어야 한다.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땅콩, 밀가루, 달걀 흰자, 생우유, 감귤과 같은 신 과일 등은 돌이 지난 후 아기의 상태를 봐가며 먹이도록 한다.

철분은 가장 성장이 빠르게 나타나는 출생부터 생후 24개월까지 뇌, 심장, 근골격계, 위장관계의 형성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영유아들은 제한된 음식만 먹기 때문에 철 결핍 위험이 크다.

박현경 교수는 "아기가 자주 깨거나 체중이 늘지 않거나, 발달이 느리면 철분 결핍을 의심해봐야 한다. 철분 결핍을 예방하려면 철분이 강화된 분유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미정 교수는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은 출산 후에도 철분제를 계속 복용하는 것이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생후 6개월이 되기 전이라도 아기에게 철분이 함유된 비타민 시럽제를 먹이면 좋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특히 미숙아, 저체중아로 태어난 경우와 생우유, 두유를 먹이는 아기들은 철분 보충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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