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③ 약 복용과 생활습관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이 있는 사람과 흡연자 등이 꼽힌다. 특히 고지혈증은 동맥경화증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약을 먹으라고 하면 '한번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약값이 너무 비싸다'며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심장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먹으면서도 약은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은 약물을 복용하면서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하면 심장병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죽상동맥경화증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으며,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등의 원인 중에는 노화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이럴 경우 한번 진행되면 완전한 원상 회복이 어려우며,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관리의 핵심은 적절한 약물 복용이다. 약물은 심근경색증 등 치명적인 심장병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추는데 가장 뚜렷한 효과가 있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아주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는데도 임의로 약을 먹지 않아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약 복용 후 두통, 얼굴이 붓거나 가슴이 뛰는 등 부작용 때문에 약 먹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박창규 교수는 "이들은 대부분 일시적인 부작용이다. 과거에 비해 스타틴 제제 등 약물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약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므로 부작용이 나타나면 다른 약을 선택해도 된다"고 말했다.
■고지혈증 약 '스타틴'은 제2의 아스피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대표적인 약물이 스타틴 제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스타틴 제제가 콜레스테롤 저하뿐 아니라 염증 억제 효과도 있다는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홍순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스타틴 제제의 새로운 효능에 대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스타틴 제제는 요즘 '제2의 아스피린'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스타틴 제제와 저용량 아스피린은 둘 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사용되지만, 약효는 차이가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관 내에 생긴 혈전(피떡)을 묽게 해 혈전이 혈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스타틴 제제는 혈관 내벽에 생기는 염증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전이 생기는 것 자체를 예방한다.
저용량 아스피린과 달리 스타틴 제제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 약이다. 다만 최근 미국·유럽 등에서는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저용량 스타틴 제제들도 선보이고 있다. 박창규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상관없이 40세 이상인 사람이 저용량 스타틴 제제를 하루 한 알씩 복용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할 경우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스타틴 제제를 부담 없이 복용할 수는 있는 여건이 안돼 있다. 현재 병원에서는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염증 수치(CRP)가 높은 사람들에게 스타틴 제제를 처방한다.
스타틴 제제는 아스피린보다 2~10배 이상 비싸다. 또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고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서홍석 교수는 "스타틴 제제를 복용 후 몸살 감기처럼 근육통과 피로감을 느끼면 감기라고 넘기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중 2개 이상 해당하는 사람 ▲협심증 등 심장병이 한 번이라도 걸렸던 사람들에게 권장된다. 서홍석 교수는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복용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오메가-3는 도움이 되나?
스타틴, 아스피린 등 약물 외에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주목 받는 것이 오메가-3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전, 혈압을 감소시키고, 좋은(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는 반면 나쁜(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4년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약물을 전문 의약품으로 승인했다. 국내 병원들도 중성 지방이 높은 사람들에게 1g 정도의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전문 약을 처방하고 있다.
서홍석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이 심혈관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확인돼 있다. 다만 시중에 팔리는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들은 대부분 용량이 적어(150~300㎎)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식품 중에서 오메가-3 지방이 많이 든 것으로 고등어(0.4~1.85g/100g당), 참치(0.28~1.51g), 호두와 잣 땅콩을 포함하는 견과류 등이 있다. 미국 심장학회(AHA)는 모든 성인은 일주일에 적어도 2회 이상 생선을 먹으라고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