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불안장애?

'불안'이란 시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낯선 곳 방문 등과 같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의 하나다. 어느 정도 불안한 감정이 있어야 이를 떨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므로 적당한 불안감은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불안감이 지나쳐 일상 생활을 방해할 정도가 되면 '불안장애'로 볼 수 있다. 여의도 성모병원 채정호 교수는 "불안장애의 증상은 매우 주관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불안한 감정과 불안감으로 인해 생기는 신체 증상 때문에 학생이면 학생으로서, 사장이면 사장으로서 각자의 역할 수행에 지장을 받고 있는지 여부로 정상 수준의 불안인지 병적인 불안 장애인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불안은 단계별로 다양한 특징을 나타낸다.

일상 생활의 긴장과 관련된 '경증 불안'은 불안감으로 인해 오히려 감각이 민첩해지고, 학습이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수준이다.

'중등도 불안'은 손과 발에 땀이 나고 목과 어깨의 근육이 긴장되는 등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불안감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생기기 시작한다.

가장 심한 '중증(重症) 불안'이나 '공황'상태가 되면 불안한 감정을 일으키는 한 가지 주제에만 생각을 몰두하게 되고,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숨을 쉴 수 없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아예 기절하기도 한다.

심한 불안감은 자살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장창민 과장은 "일주일에 60건 정도이던 상담 건수가 요즘은 두 배 수준인 120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말부터는 경제문제로 인해 직장인이나 사업가들의 상담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희망이 없다. 더 이상 내 힘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가 없다. 이젠 죽는 방법 밖에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장 과장은 말했다.

마음사랑 인지행동치료센터 김기환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월 상담자 수가 전달보다 확실히 늘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연예인의 자살, 사회·경제적 위기 등이 닥치면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증가한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