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약국은 물론 화장품 가게에서도 질세정제를 쉽게 볼 수 있다. 여자라면 이런 질세정제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혹시 나만 안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에 속 시원히 대답해 주자면 ‘안 써도 괜찮다’ 는 것. 질 내에는 외부의 유해한 균들로부터 질과 자궁을 보호해주는 정상균이 있기 때문에 질염이나 기타 생식기 질환이 없는 한은 질세정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질세척을 자주 하게 되면 이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건국대학교 산부인과 이선주 교수는 “비누나 물은 질 내의 산도를 산성에서 염기성으로 바꾸기 때문에 잦은 질 세척은 질 내의 이로운 역할을 하는 정상균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질세척은 하루에 한 번만 하라고 권하고 있다” 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사기를 질 안으로 넣어 질 안쪽까지 세정액을 삽입할 수 있도록 만든 질세정제도 나와있지만, 이것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아주대학교 산부인과 장기홍 교수는 “여성의 생식기는 언제든 건드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샤워할 때 깨끗한 물로 외음부를 씻어 주는 것 정도로 충분하다” 고 말했다.
그렇다면 생리 때는 어떨까? 생리 때가 되면 왠지 찝찝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냄새도 걱정돼 평소보다 더 자주 씻게 된다. 하지만 생리 때 질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장 교수는 “생리 때에는 특히 질 안쪽으로 무언가 삽입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생리 때에는 자궁 경부가 열리기 때문에, 이 때 질 안쪽을 건드리게 되면 질 내 상주했던 세균이 골반으로 올라가 골반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홍유미 헬스조선 인턴기자 cbmass413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