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감기는 목소리 건강 최대의 적… '음성 휴식'하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홍기환

목소리 경쟁력 시대

목소리도 성형하는 시대이다. 건강하면서도 멋진 목소리는 경쟁력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

목소리 파워는 성악가, 성우, 정치인 등 특정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원, 교사, 세일즈맨 등 일반인들도 의사 소통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목소리를 가꾸고, 바꾸려고 한다. 최근에는 목소리를 훈련시키는 '보이스 컨설턴트(voice consultant)'라는 신종 직업까지 생겨나고 있다.

목소리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으나 현대인들의 목은 혹사당하고 있다. 병원에는 음성 장애를 치료하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세계음성의 날(16일)을 맞아 목소리를 잘 가꾸는 법을 알아본다.






이미지

한 여성이 음석분석 기기를 이용해 호기(呼氣)량 검사를 하고 있다. 홍진표 헬스조선PD jphong@chosun.com

■잡음 없고 힘 있는 목소리가 좋은 목소리

좋은 목소리란 건강한 목소리다. 목소리는 후두 안, 양쪽에 짝을 이루고 있는 성대(vocal folds)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진다. 우선 폐에서 충분한 공기를 흡입한 뒤 내뱉으면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주면 성대를 닫으면서 진동시킨다. 이때 만들어진 소리가 목구멍, 구강, 코, 부비동(副鼻洞)을 통과하면서 공명(共鳴)을 일으키면 우리가 귀로 듣게 되는 목소리가 된다.

의학적으로 좋은 목소리란 '잡음이나 끊김이 없이 깨끗하게 울려 나오는 자연스러운 소리'로 정의한다. 즉, 좋은 목소리는 충분한 호흡,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성대의 충분한 접촉, 풍부한 공명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얻을 수 있다.

폐에 질환이 있거나 충분한 호흡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성할 때 나오는 것이 '힘없는 목소리'다. 또 성대를 과도하게 접촉시키면 '쥐어짜는 목소리'가 될 수 있다. 만약 성대에 혹이 생기거나 성대를 닫는 힘이 약해져 성대 사이에 틈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과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해져서 잡음이 발생, '쉰 목소리' 또는 '거친 목소리'가 나온다. 코가 막히거나 축농증이 있어 정상적인 공명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둔탁한 소리' 또는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나이들면 왜 목소리가 변할까?

나이가 들면 목소리도 늙는다. 성대 점막은 피부처럼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고, 성대 근육도 위축된다. 이렇게 되면 목소리를 낼 때 성대가 충분히 접촉하지 못하고 음성이 새어 나와 바람 빠진 것 같은 쉰 목소리를 낸다. 또 나이가 들면 성대 진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 분비도 줄어들면서 음성이 탁해지기도 한다.

젊을 때는 후두를 구성하는 연골이 부드러운데 나이가 들면서 딱딱해지면 성대의 두께와 길이를 재빨리 조절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다양한 음을 표현하기 어렵다. 기관지의 효율성도 떨어져 충분한 호흡이 이뤄지지 않아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힘들고 조금만 말을 해도 목은 쉽게 피로하다. 게다가 음식물을 삼킬 때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사레들리는 일도 잘 생긴다.

어릴 때는 음조가 높고 음질이 깨끗한 목소리가 나다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후두의 급격한 성장과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음성에 큰 변화가 나타난다. 여자는 후두 골격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목소리의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남자는 성대가 두툼하고 길어져 굵고 낮은 목소리로 변한다. 그러다 장년기에 이르러서는 대개 깊이 있고 풍부한 음조를 띠는 음색으로 바뀐다.

■목 잠긴 상태 2주 이상되면 병원 진료 받아야

목소리가 변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감기'다. 감기 증상이 있으면서 목소리가 변했다면 일반적으로 후두염일 가능성이 높다. 후두염이 생기면 성대 혈관이 확장되고 붓는데, 이 때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성대 점막이 쉽게 손상된다. 따라서 후두염을 동반한 감기에 걸렸다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음성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감기가 아니더라도 노래방 등에서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해 목이 잠긴 경우 후두염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음성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적절한 음성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잠긴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직업적으로 목소리를 많이 내야 하는 교사, 학원강사, 목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가능한한 마이크를 활용해 음성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목소리 건강에 좋다. 음성이 변했다면 대게 잘못된 발성 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발성 훈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음성의 날

한국, 미국, 유럽 등의 음성 관련 학회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효과적인 음성 관리법을 알리며, 음성질환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자는 취지에 따라 매년 4월 16일을 '세계 음성의 날'로 정하고 있다.

>> 좋은 목소리 유지하려면


①자신의 음역에 맞는 목소리를 사용하라

노래방에서 너무 높은 음역을 가진 노래를 억지로 부르면 성대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자신의 음역에 맞지 않다고 느끼면 주저하지 말고 음도를 낮추어 편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


②목소리가 잠길 정도로 오랫동안 말하지 마라

오래 말하거나 큰 목소리를 냈다면 충분한 휴식기간을 갖도록 한다. 성대의 가벼운 손상도 누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 손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③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라

건조함은 목소리의 적이다. 성대는 많은 양의 공기가 접촉하므로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마치 윤활유를 뿌리지 않은 기계처럼 잡음이 발생하고 성대점막에 손상을 받게 된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말을 삼가는 것이 좋다.


④당장 금연하라

담배는 다양한 독성물질을 포함하여 성대 점막의 부종을 유발한다.


⑤과도한 술, 커피, 콜라 섭취를 삼가라

이들 음료는 위산 역류를 일으켜 성대를 자극해 성대질환을 부를 수 있다. 잠들기 전 과식도 금물이다.

(제공=대한음성언어의학회)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