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 복용 후 느끼는 쾌감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황홀감을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메스꺼움, 복통, 구토, 설사, 수면장애 등의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런데 뇌에 이 도파민 양이 적으면 마약에 더 강한 쾌감을 느끼게 되고 의존도도 강해지는 것이다.

미국 부룩헤이븐 국립연구소는 마약 경험이 없는 23명을 대상으로 의료용 마약인 메틸페니데이트를 투여한 후 도파민 수용체의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이 약물에 강한 흥분을 보인 그룹의 도파민 수용체의 수치가 2.72Bmax/Kd으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수치인 3.16Bmax/Kd 보다 유의하게 낮았다고 미국정신의학회지에 발표했다. 도파민 수용체 수치가 높으면 도파민 양도 많아진다.

연구팀은 “도파민 수용체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마약류의 약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들에게서 중독성도 높게 나타난다”며 “사람의 뇌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 수치를 측정하면 마약중독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도파민은 기분이 좋을수록 많아진다. 이는 20마리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원숭이들이 개별적으로 생활할 때는 도파민 수용체 수치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집단생활을 3개월 동안 하게 한 결과, 종속군에 속한 원숭이들과 지배군에 속한 원숭이들의 도파민 수용체 수치가 달라졌다. 종속군에 비해 지배군의 도파민 수용체가 평균 20%가량 증가한 것.

국립부곡정신병원 권도훈 부장은 “도파민에 대한 여러 연구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운하다고 느끼는 계층이 부유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계층에 비해 마약에 중독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 계층이 마약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