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발기부전 약 남용하면 정상인도 발기부전 된다?
입력 2007/11/27 17:05
처방 없이 약 먹는 사람들
4~6시간 이상 발기되는 경우도
…
심장병 환자, 성행위 자체가 큰 부담
반드시 의사 처방 받아 약 복용해야
발기부전 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개인적으로 구해 복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의 40~50%가 의사 처방 없이 유통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남자의 세계’에선 회식 자리 정력제로, 야유회나 체육대회 상품으로, 또는 간단한 인사치레로 유통되고 있다. 때문에 복용하는 사람 기준으로는 70~80%가 처방 받지 않은 사람이라는 추정도 있다.
정말 이 약이 필요한 사람도 체면 때문에 의사 처방 없이 불법적으로 약을 구해 복용하고 있으며, 아직도‘힘’이 넘치는 멀쩡한 사람까지 때로는 호기심에서, 때로는 좀 더‘강한 힘’을 위해 이 약들을 사용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의사 처방 없이 약을 복용한다면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까?
아직 힘이 넘치는 젊은 사람들
정력에 문제가 없는 정상인도 약을 복용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피가 음경 혈관으로 몰려 더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심리적인 효과(플라시보·placebo effect)까지 겹쳐 만족도가 더 커진다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겨 성 행위를 할 때마다 약을 찾게 되고, 약이 없으면 심리적인 위축감 때문에 발기가 되지 않는‘심인성 발기부전’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 약을 복용하고 성 관계를 가진 후 4~6시간 이상 발기 상태가 유지되는‘지속 발기증’이 일어나는 경우도 가끔씩 있다. 지속발기증이 생기면 음경조직이 손상되거나 심하면 발기력이 영구 상실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의사는 정력에 문제가 없는 정상인에겐 이 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그 밖에 이 약을 복용하면 일시적인 안면 빨개짐, 두통, 소화불량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심장병이나 저혈압 등이 없다면 치명적 부작용은 없다.
힘과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람들
발기능력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보다는 가끔씩 발기가 되지 않는 초기 단계부터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발기가 되긴 되지만‘힘’이 예전 같지 않아 만족스런 성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도 경증(輕症)의 발기부전이다. 따라서 이 때도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막연한‘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만으로 의사 처방 없이 약을 복용하면 심리적 의존성이 생겨 약 없이는 성 생활이 불가능해 질 수 있으므로 약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발기력이 감퇴되는 시기에 약을 복용하면 발기력 감퇴가 지연된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데 근거가 없다.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발기부전의 진행이 억제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부득이하게 의사 처방 없이 약을 복용할 때는 비아그라 25㎎, 시알리스 10㎎, 레비트라(야일라) 5㎎, 자이데나 100㎎, 엠빅스 50㎎ 등 각 치료제의 최소 용량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발기부전 환자가 아니라고 믿고 최소 용량의 반 알씩을 복용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해서 충분히 만족스런 효과가 나타난다면 반 알씩 복용하는 것도 좋다.
약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
대한남성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노화, 질병 등의 원인으로 인해 60대 79.7%, 70대의 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최대 고객인 셈. 이들은 여러 가지 질환이 있는데다 의사 처방 없이 약 용량을 높여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특히 심장병 환자는 성 행위 자체가 심장에 무리를 주며, 약을 복용하면 그 상태가 더 불안정해지므로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 밖에 중증 간 부전 환자, 저혈압(90/50㎜Hg 미만) 또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170/100㎜Hg 초과), 지난 6개월 이내 뇌졸중·심근경색, 색소성 막망염 환자 등도 위험하다. 각 질환 치료제와 이 약을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최악의 경우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
일반적으로 과다한 음주는 약 복용 여부와 상관없이 성 행위에 지장을 준다. 특히‘삼겹살에 소주’처럼 고지방식 식사나 음주 뒤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발기되는 시간이 늦춰지고, 효과도 반감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발기부전 치료제와 관련“의사가 이 약을 처방할 때 많은 양의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심장박동 수 증가, 혈압 감소, 어지럼증,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환자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도움말=안태영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최형기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 글=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