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들의 건강이 상당히 위험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아프가니스탄이 고산지대이고 고온건조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납치된지 8~9일 정도 됐는데 가장 걱정인 것은 피랍자들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떨어지기 쉬운 시점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일주일 이상 고강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생활여건이나 식사, 물 등의 환경이 열악한 상황으로 추측할 때 피랍자들의 신체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탈진상태가 시작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질병도 큰 병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일례로 감기만 걸려도 폐렴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피랍자들이 전반적으로 극도의 긴장상태이기 때문에 소화불량, 위장장애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억류생활에서 불편한 자세로 오랫동안 생활할 경우 디스크 등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더욱 악화되기 쉽다.

실제로 언론을 통해 척추질환자가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 복용하는 약은 소염진통제일 가능성이 크다. 소염진통제가 떨어질 경우 불안정한 자세로 인해 허리통증이 더 심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시점에서 피랍자들의 탈진상태가 지속되면 음식섭취가 더욱 힘들어지고 판단력이나 움직임도 둔해질 수 밖에 없다. 행동이 불편해지면 피랍자의 생명도 위험해지며 피랍자들에게는 신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피랍자 중 갑상선암 환자에 대한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재훈 교수는 "갑상선암 제거술을 받은 환자는 평생 호르몬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을 제거했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을 보충해 주는 약으로 갑상선 호르몬제를 보름 이상 장기간 복용하지 못하면 신체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주지 못해 힘이 빠지고, 몸이 붓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변비, 소화불량 등 신진대사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달 장기간 복용을 하지 못하면 갑상선암이 재발할 우려도 있다. 인질범들이 피랍자의 약을 뺏앗았거나 약이 떨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환자 상태가 머지 않아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