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인공심장 이식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장치료의 대안으로 사용되는 인공심장은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임시적으로 이식된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 인공심장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환자가 희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승인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좌심실보조장치 등을 포함해 인공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2만 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말기 심부전증 환자 중에 심장이식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라는 몇 가지 단서를 전제로 인공심장이식수술을 표준치료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구난목적의 환자 이외에는 인공심장의 임상적용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의공학과 민병구 교수는 “미국은 인공심장 이식 수술 후 14명의 환자가 사망했는데도 인공심장 이식수술 발전을 위해 그 기회를 꾸준히 열어두고 있다”며 “한 해 심장병으로 죽는 국내 환자가 2만 명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인공심장의 개발과 이식수술의 승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선경 교수도 “세계적으로 인공심장이식 수술 후 5년 생존률은 60%”라며 “현 단계의 국내 인공심장의 기술로도 환자를 3~5년 정도 살릴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1963년 미국에서 시초가 된 인공심장 이식은 1980년대 와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1982년에는 유타대학교 외과 로버트 자빅 교수가 완전 치환형 인공심장을 개발, 치과의사 바니 클라크 씨에게 이식되어 112일간 생명을 연장시켰고, 1999년 2월에는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에게 기존심장을 보존한 인공심장을 이식, 7일 간 수명을 늘렸다. 2001년 9월에는 70세의 탐 크리스터슨이 인공심장을 이식 받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

국내 인공심장 연구는 1984년 서울대 의공학과에서의 인공심장 개발을 시초로 1995년부터는 보건복지부 선도기술 의료공학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 연구 역시 상용화가 목적은 아니다. 고려대 의공학과 황창모 박사는 “현재로선 인공심장 결과물이 골동품으로 남게 되는 건 아닌 지 막연하다”며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공심장 국내에서 인공심장 이식수술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그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