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중국 서부의 마을 두 곳에서는 수백 명의 주민들이 주변의 제련공장에서 방출된 납에 노출돼 중독 증세를 일으켜 입원한 일이 발생했다.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오래된 직업병중 하나라고 알려진 납중독. 산업혁명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근로자들의 납중독은 이처럼 현대에 와서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종사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집중력결핍 과운동성장애(ADHD) 소아의 3분의 1가량이 출생 전 흡연이나 납에 노출됐거나 출생 후 납에 노출됐던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더욱이 혈중 납농도가 높은 소아일수록 ADHD 위험이 4배 높았다.

이에 대해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산업의학과 김진하 교수는 “어린이들의 경우 적은 양으로도 그 피해가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무연휘발류 사용과 더불어 페인트나 장난감의 도색법이 강화 되서 점차 혈중 납농도는 줄어드는 추세” 라며 “하지만 아직도 관련 종사자들 중에서는 납중독자들이 남아있는 실정”이라며 직업병으로서 납중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일반적으로 납제련업, 활판인쇄업, 도장업, 납유리제조업, 축전지제조업 등 납 또는 납을 함유한 물질을 다루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그밖에 납 광산의 광부, 전선제조작업, 활자주조, 자동차 수리작업, 도자기 작업 등도 아직 보고 된 바는 없지만 중증의 위험성이 있어 중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흔히 알려진 납중독의 증세로는 식욕부진, 만성피로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어린이는 주의력 저하나 청각 장애, 더딘 성장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특히 가장 무서운 것은 급성질환이 아닌 만성질환이다. 즉 대부분 소량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흡수된 경우 문제가 생긴다.

몇 해 전에는 소문으로만 떠돌던 베토벤의 사인이 납중독설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죽은 그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인보다 10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그가 20대 때부터 보여 온 심한 복통이나 격한 감정의 기복들은 모두 납중독의 증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납중독에 치료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 병원에서는 착화제를 사용하게 된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산업의학과 김진하 교수는 “EDTA라는 약제를 사용해서 혈관주사를 통해 납이나 중금속을 빠져나오게 한다”며 “보통 80㎍/dL 이상은 착화요법을 쓰고 그 이하 중 별다른 증세가 없으면 체내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게 한다”고 전했다.

특히 “혈액속의 적혈구와 결합하는 납의 특성상 착화요법을 시행하면 납을 포함한 적혈구가 함께 빠져나가 빈혈을 일으킬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농도가 높은 경우는 일정부분 착화제를 이용해 빼냈다 하더라도 뼈 속에 숨어있던 납성분이 다시 혈액 속으로 나온다”며 “따라서 한꺼번에 치료가 불가능하고 지속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