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모기 물린줄 알았더니, 장미색 비강진?
입력 2006/09/15 09:46
직장인 이모씨는 가을과 동시에 몸에 나타나는 붉은 반점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몸에 붉은색으로 마치 모기물린 자국 같은 것이 처음 에는 옆구리에 생기더니, 점점 배에도, 허벅지에도 몇 개씩 나기 시작했다.
피부가 약간씩 벗겨지는 것 같은 증상이 계속 되자 이씨는 피부과를 찾았다. ‘장미색 비강진’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피부병이었지만, 담당의사는 환절기에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오는 환절기를 겪으며, ‘장미색 비강진’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생소한 이름에 비해 꽤 흔한 피부 질환이라는 것.
◇장미색 비강진은 어떻게 나타나나? 이는 원인 불명의 급성 염증성 질환으로, 각질이 일어나는 분홍색의 둥근 동전 모양의 원발반이 발생하고 1∼2주 후에는 몸통 부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구진 인설성 발진이 생긴다.
몸통에 마치 소나무 가지 모양으로 잔비듬이 덮인 연어색의 반점이 넓게 퍼지게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팔다리로 번지기도 하지만 목이나 얼굴에는 잘 안 생기며, 이는 환절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으로, 6주 내지 8주가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 증상으로는 피로감이나 몸살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피부발진은 점차 소실되어서 대개 6주 이내에 사라지지만 훨씬 오래 가는 경우도 있다.
또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거나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목욕시에 피부에 자극을 주면 다시 번질 우려가 있으므로 가벼운 샤워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 후 수주 이내에 재발이 되기도 하며, 수개월동안 재발이 반복될 수도 있으며, 흉터가 생기지는 않지만 피부색이 짙은 사람일수록 검은 반점이 남아 오래 갈 수 있다.
장미색 비강진 환자의 약 20% 에서는 비전형 장미색 비강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피부과전문의가 보면 대체로 쉽게 진단이 되지만, 발진의 모양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진단이 다소 어려운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얼굴이나 사타구니 등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모양으로 보면 곰팡이에 의한 피부진균증과 비슷하게 보이고, 건선과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또 약에 의한 발진도 혼동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피검사나 곰팡이 검사, 또는 피부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장미색 비강진의 치료는? 장미색비강진의 치료는 바르는 약으로만 할 수도 있고, 가려운 경우에는 먹는 약도 쓰게 된다.
피부과에서는 가려움증이 심하면 대증 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거나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바르도록 한다.
때에 따라서 광화학 요법 또는 자외선-B를 이용한 광선 치료도 효과적. 이러한 치료를 받으면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미색 비강진이 전신적으로 생겨서 놀라기 쉽지만, 장미색 비강진은 결코 위험한 병이 아니”라며 “대체적으로 가볍게 지나가고, 심한 경우에도 적절히 치료하면 금방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재발 할 수도 있으므로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생활속에서는 목욕은 너무 덥지 않게 미지근한 물에 하는 것이 좋으며, 심한 운동도 병을 악화시키므로 적당히 해야 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