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다"...감시공포증

’나는 너를 모르는데, 너는 나를 잘도 안다’는 의심에서 불안장애, 감시공포증은 시작된다.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망상장애에 사로잡힌 외돌토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빅 브라더’와 ’트루먼 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섬 보디스 워칭 미’ 세상이 미칠 것만 같은 이들이 크게 늘었다.

고개를 들면 눈이 마주치는 폐쇄회로TV 렌즈가 두렵고,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가 나를 몰래 찍는 것 같아 불안한 남녀들이다.

목욕탕과 화장실 가기도 무섭다. 지하철이나 커피숍에 앉아서도 치마 밑단을 자꾸 끌어내린다. 옷을 투시, 알몸을 들여다 본다는 도촬 카메라와 렌즈가 사방에 깔려 있는 것만 같다.

이 같은 감시 공포증, 즉 ’누군가 날 감시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다 정신병자인 것은 아니다. 일종의 불안장애인 감시 공포증은 특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생체의 가장 기본적 반응 양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공포증이 개인이나 가정, 직장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치료 대상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완벽을 추구하며 간섭받기 싫어하고 우울증 증세가 높은 경우 감시 공포증에 걸려들기 쉽다.

감시 공포증을 포함한 불안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이다. 발생하면 만성화 한다. 막연한 불안이라면 범불안장애, 특정 대상이나 처지에 공포를 느끼면 공포성 불안장애다.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적응 장애도 정신병으로 분류한다.

’누가 엿듣거나 엿보고 있다’는 불안과 공포가 심해지면 망상장애로까지 번진다. 그러나 미쳤다는 사실을 절대 자인하지 않는다. 매스컴이보도하는 개인정보 침해·유출 사례를 증거로 들이댄다. 100명 중 1명 꼴로 ’내 귀에 도청장치’식 망상에 빠져 있다.

망상장애에는 약물치료가 최우선이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증상을 개선한다. 불안장애 환자가 불안해지면 혈압이 오르고 몸은 떨리거나 저린다. 흉부 압박감, 헐떡거림, 비지땀, 어지러움, 동공 확대, 배뇨 장애, 설사,복부 불쾌감을 보인다.

사고 행태도 이상하다. 닥치지도 않은 위험을 몹시 걱정한다. 위기 상황에 처하면 스스로는 물론 주변에서도 안 도우리라고 여긴다. 침소봉대, 언제나 최악의 사태만 상상한다.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는 불안해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교감신경계 흥분을 푸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항불안제를 6개월 이상 장기, 과량 복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불안장애는 인지행동 요법으로도 바로잡는다. 습관이 돼버린 불안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약물에 비해 효과가 늦은 대신 더 오래 간다. 보통 12~20주간 치료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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