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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우드링 라이트 교수의 우정은 국제생명과학계에서도 화제다.
1977년 한 학술 세미나에서 처음 만난 그들은 라이트 교수가 세포가
노쇠해 죽는 것에, 샤이 교수는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암세포에 대해 각자 관심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서로 실험실을 합치기로
의기투합했다. 양날의 칼 같은 노화와 암 분야를 같이 연구하면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듬해 라이트 교수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박사 과정(Post-Doc)을 마치고 샤이 교수에 합류한 이후,
그들은 의형제처럼 사이좋게 연구 아이템과 실험 결과를 주고 받으며
줄곧 노화 연구에 매달렸다. ‘텔로미어’ 관련 논문에는 항상 두 교수의
이름이 나란히 등장한다. 국제학술지에 실린 공동 연구논문만도
100여편에 이른다. 각자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갖고 있는 학자들이
이처럼 오랜 기간 공동 연구를 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그들이
생명과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도 서로 합친 후 논문이 나오기
시작한 80년대 초반부터이다.
그들은 연구실을 나란히 쓰고 실험실도 공유한다. 중간에 비서방을 두어
비서도 양쪽 일을 같이 본다. 그들은 문을 열어 놓은 채, 각자 책상에
앉아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은 철저한 역할 분담에서 비롯됐다. 라이트 교수는 덥수룩한
수염이 상징하듯 실험실에만 묻혀 지내는 골수 학구파. 실험 장갑을 벗지
않고 컴퓨터 자판을 칠 정도로 종일 실험에 매달린다. 인터뷰 중에도
세포 배양기 알람과 연결된 호출기가 연신 울려댔다.
반면 샤이 교수는 서글서글한 눈매에 달변의 활동가이다. 그의
스케줄표에는 각종 회의와 학술행사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지난해 ‘오송 바이오 엑스포’ 참석차 방한(訪韓), 초청 특강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연구 아이템이 결정되면, 실험은 주로 라이트 교수가 맡고, 샤이
교수는 연구 기금을 끌어오고 논문 발표 등 학술 활동을 총괄한다. 샤이
교수가 라이트 교수를 ‘랩 애니멀(Lab Animal·실험 동물)’이라고
놀리면, 라이트는 샤이를 ‘소셜(Social·사회적) 애니멀’ 이라고 웃어
넘긴다.
이곳에는 그들의 스승이자 이 대학의 교수였던 80세의 워빈 박사가
15년째 이들의 실험을 돕기 위해 매일 출근한다. 백발이 성성한 워빈
박사는 “정년 퇴임 후, 이제는 내가 이들의 연구를 도와줄 차례라고
생각했다”며 “이들은 텔로미어 연구의 드림팀”이라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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