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나에게 맞는 수술을 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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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9

최근 의료계에서 소위 가장 ‘핫(HOT)’한 주제는 바로 인공지능이다. 글로벌 IT기업 구글에서는 당뇨망막증 예방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한 안과 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딥러닝을 활용한 알고리즘 모델을 더해 암 진단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건강의 적신호를 인공지능을 통해 알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안과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녹내장, 당뇨망막증 등 초기 진단과 치료가 평생시력을 좌우하는 실명질환 분야에서 조기진단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시력교정 수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시력교정술을 제안하는 길이 열렸다.  

라식, 스마일라식, 라섹, 렌즈삽입술 등 시력교정 수술법의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때문에 시력교정술 희망자들은 자신의 눈 조건에 맞는 수술을 찾고자 여러 병원에 방문하여 같은 검사를 여러 번 받고, 각 병원에서 알려주는 눈 상태와 병원별 추천 수술법을 비교하여 최종적으로 수술을 결정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모든 안과에서 모든 시력교정술 중에 개인의 눈에 가장 잘 맞는 수술을 골라주면 좋겠지만 병원마다 보유한 수술 기계가 다르고, 또 의사마다 선호하는 기계나 숙련도가 다르기에 권하는 수술도 달라진다.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시력교정술’이라기보다는, 의사의 개인 경험과 안과의 마케팅 전략에 맞추어 나의 시력이 결정되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정제된 데이터가 근간이 된 인공지능은 이러한 상황을 막아줄 수 있다. 과거의 시력교정술 데이터를 분석하고, 과거 나와 비슷한 눈 조건을 가진 사람이 어떤 시력교정 수술을 했을 때 교정시력이 어느 정도 나왔으며, 얼마나 시력이 유지되는지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미리 알 수 있다. 고도근시처럼 수술에 제약이 없는 경우 특별히 눈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모든 수술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인공지능이 수술별 장, 단점, 수술 후 교정시력을 예측해 시력교정술 희망자의 객관적인 선택을 돕는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진정한 의미의 ‘맞춤 시력교정’ 시대를 열렸다. 인공지능이 수술법을 진단해 의사나 전문 상담사의 역할이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기대 시력과 맞춤 수술법을 예측해주는 단계에 있다. 수술법 결정은 결국 환자와 안과전문의가 인공지능이 보여준 결과값과 눈 조건, 라이프스타일 등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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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