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9-13

추석 연휴를 앞둔 진료실의 풍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긴 연휴를 앞두고 라식, 라섹 수술을 위해 미리 검사를 받으러 오는 학생과 직장인 환자가 연이어 진료실을 찾는 반면, 외래 진료를 볼 때는 어르신 환자들이 안질환 정기 체크를 받으러 오시기도 한다. 아들, 딸의 성화에 못이겨 눈이 괜찮은지 검사하러 오셨다며 이야기 한 보따리를 풀어놓고 가시기도 한다.

명절을 앞둔 이맘때 환자와 지인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추석 선물세트’에 관한 것이다. “선생님, 제가 루테인이랑 오메가3를 꾸준히 먹고 있는데, 눈에 좋은 거 맞죠? 선생님도 오메가3 챙겨 드시나요?”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답한다. “제대로 알고 꾸준히 챙겨 먹어야 효과가 생깁니다.”

흔히 루테인은 시력을 보호하고 오메가3는 안구건조증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루테인은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준다. 망막의 중심에 위치한 황반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부위로, 루테인이 부족해 기능이 떨어지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60세가 되면 눈 속 루테인은 25세의 절반 이하로 감소하기 때문에 루테인이 함유된 케일 등의 식품을 평소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메가3(DHA·DPA)는 혈행 개선과 중성지질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안구건조증에도 효과적이다. 지난 2013년 ‘안과 저널(Ophthalm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오메가3를 하루에 2회씩 한 달간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눈물생성량이 증가하고, 눈물막의 안정성이 높아졌으며 통증 역시 나아졌다. 시중 영양제에 오메가3는 ‘EPA및 DHA 함유유지’라고 흔히 표기되어 있다. EPA는 염증성 물질인 PGE2를 감소시키고, DHA는 망막의 주성분으로 눈물막을 탄탄하게 하여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

루테인과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는 것으로도 충분히 눈 건강을 지킬 수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 탓에 눈의 노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항산화 성분을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C보다 1000~4000배 더 강력한 항산화 물질 ‘아스타잔틴’과 망막의 혈액 순환을 돕는 ‘안토시아닌’은 안과의사들도 주목하는 항산화 성분으로,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양제 구매 시 두 성분이 함유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기능식품은 먹으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먹어야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먹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면 가까운 약국이나 병원에 방문해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고,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병에 걸린 다음 후회하지 말고, 이왕이면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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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