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8
여러 자료를 통해 척추 관련 환자가 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화가 큰 원인인 만큼 고령화될수록 관련 환자는 더 늘 것이다.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도 좀처럼 줄지 않으니 피부로 느끼고 있다. 아무리 병원을 하고 있지만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때론 생활요법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허리병을 키워 누워서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에 속이 상하기도 한다. 할 수 있다면 병원에 오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니까.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척추 수술 많이 하기로 유명한 의사다. 그만큼 수술해야 할 환자들이, 수술해야 할 상황이 되어 많이 찾아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필자에게 진료를 받고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나은 환자 역시 부지기수다. 우리 병원을, 나를 찾은 그 많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니 역시 “꼭 수술해야 하나요?”였던 것 같다. 한때는 “수술밖에는 답이 없어 수술하자고 하는데, 꼭 해야 하냐니, 그런 질문이 어디 있나요?” 하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필요 없는 질문이 되었다. 예전에는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데 수술해서 문제가 되었던 경험이 주변에 많았고, 최근엔 ‘모든 척추질환은 비수술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광고하는 병원이 많으니, 환자로서는 ‘수술하자’는 말에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다. 수술 없이 낫고자 하는 환자의 희망과 간절함을 알지만, 그렇다고 이치에 맞지 않는 비수술적 처치를 권유할 수는 없다.
척추⦁관절 병원만큼 광고를 많이 하고 환자가 병원 쇼핑을 열심히 하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서초21세기병원은 광고도 거의 안하고 입소문만으로 지난 18년을 성장해온 병원인 만큼 거의 마지막에 찾는 병원으로도 유명하다. 허리 통증이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찾아와준다면 모두가 좋을 텐데 말이다. 하하, 그렇다면 어떨 때 꼭 수술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일단 ‘원인을 모르겠으나 일단 수술하자’ 할 때는 수술하면 안된다. 무조건 의심이 들 때는 진료기록을 가지고 우리 병원을 찾아도 좋다. 치료 기본은 환자와 의사간 신뢰임을 잊지 말자.
척추질환은 외부 충격이 원인이 되어 골절이나 디스크 탈출 등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나 하반신 마비 증세로 걷지 못하고 누워서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는 대부분 수술해야 한다. 보통 이럴 때 통증도 매우 심해 견디기 힘들 정도일 테니 환자도 수술 안하겠다는 말은 못한다. 의심이 들 때는 대부분 가벼운 허리 통증이나 두 발로 병원을 찾았는데 수술하자고 할 때일 것이다. 허리디스크만 두고 봐도 수술 여부는 통증 강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발목·발가락·무릎관절·고관절 등에 근력 저하가 생겼거나, 극심한 신경압박으로 대소변장애가 있거나, 디스크 파열로 인한 신경마비 증상이 있으면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의사가 정확한 병명과 병소, 원인을 파악하는지, 환자의 경우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상태이며, 수술치료와 비수술치료 시 장단점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면 믿지 못할 이유도 없다. 비수술치료와 수술치료 완치율만 두고 보면 수술치료가 훨씬 높다. 지금 당장 아파서 잠도 못 자고, 걷기도 힘든데 환자가 두려워한다고 약물치료하고 비수술치료하며 경과를 두고 보는 것은 시간낭비일 수 있다.
혹시 몸에 칼을 대는 것이 두려운 거라면, 안심해도 된다. 요즘엔 최소침습수술이라고 해서 칼을 대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구멍을 뚫고 현미경을 보며 하는 수술법이 널리 쓰이고 있어 수술 후 회복시간도 줄고 흉터 걱정도 줄었다. 물론 수술경험이 많은 의사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어쩌면 많은 환자가 무엇보다 환자의 두려운 마음을 잘 이해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의사를 만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마음 잘 새겨 더 잘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의사로 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신경외과 전문의서, 대한민국 척추관절 전문병원 1세대 경영자로서 올바른 척추관절질환 치료와 병원 선택법 등에 대해 현장에서 체득한 정보들 위주로 풀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