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15

최근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에 싸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가수가 되면서 국제가수로 불리는 싸이가 얼마 전 미국 MTV 시상식에서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싸이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어깨동무를 한 듯 다정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180cm로 알려진 테일러 스위프트의 키가 싸이보다 월등히 커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싸이의 키는 170cm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류스타 대부분이 남자는 180cm, 여자는 165cm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특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싸이의 키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컸더라면 더 빨리 월드스타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얼마전 서울대 의대팀이 조선시대 평균키가 남자는 161.1cm, 여자는 148.9cm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 2010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조사한 한국인 평균키 남 174㎝, 여 160.5㎝에 비해 각각 12.9㎝, 11.6㎝ 가량 작은 수치다. 조선시대에 평균키가 이처럼 작았던 것은 영양 상태와 함께 질병 등의 보건 위생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조선시대 위인인 이순신장군의 키가 얼마였는지를 두고 재미있는 의견들이 있다. 이순신 장군이 명나라 황제에게 받은 칼이 두 자루인데  하나는 170cm, 또 하나는 190cm나 되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이렇게 큰 칼을 두 자루나 갖고 있었으니 이순신장군은 키가 컸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190cm 의 큰 칼을 쓰려면 그 사람의 키가 250cm, 300cm 되는 장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남자 평균키가 161.1cm인데 추측대로라면 이순신장군은 무려 90cm나 더 컸다는 얘기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장군이 키가 컸을 거라는 추측은 키에 대한 상상력을 크게 자극한다. 이처럼 키에 다양한 예외들이 있다는 것은 유전이 키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키는 유전이라고 생각하지만 각종 연구결과가 보여주듯이 유전이 미치는 영향은 23%에 불과해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클 수 있는 것이다. 아빠, 엄마의 키가 작다고 우울해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키는 20세기 초에 급성장했다. 19세기 말에 비로소 근대화가 이뤄졌고 , 1960년대 들어 산업화가 본격화된 것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영국과 미국, 스웨덴, 프랑스 등도 서구 국가가 중세시대에 신장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가 19세기 초 산업화와 함께 일시적으로 평균키가 급신장했다.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의 키에 대한 통계치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키는 약 15년 단위로 5cm 가량씩 더 커져왔다.

성장은 뼈와 함께 근육도 자라야 하고 체격도 커져야 하고 몸 안의 장기도 커지는 것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이런 성장을 결정짓는 것은 영영의 공급이다. 선천적인 요인인 유전자도 작용하지만 후천적인 요인인 영양섭취와 생활환경이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생활환경이 아이들 성장에 올바르게 작용하느냐 그르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선천적인 유전자만큼 다 자라지 못하기도 하고, 유전적인 요인을 극복하고 더 자라기도 한다.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성장과정에서의 환경적인 요인이 키크기에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하면 키는 얼마든지 클 수 있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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