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04

잠들려고 눈을 감아도 숨 막히는 더위로 선풍기를 돌리거나 에어컨을 켜야 겨우 잠들 수 있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새벽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을 따라 가을이 묻어오고 있다. 여름 내내 더위와 싸우느라 피곤이 싹 가시는 단 잠 한번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을은 반가운 손님이다. 시원해진 공기 덕분에 이제는 자리에 누우면 잠속으로 솔솔 빠져든다.

하지만 너무 피곤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2010년 29만 명으로 4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이들의 수면장애도 해마다 늘고 있는데 소아청소년기의 수면장애는 약 25~40% 정도로 성인 약 20%에 비해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아이들의 수면장애는 특히 키 성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아이들에게 생기는 수면장애는 밤새 꿈을 꾸거나 잠꼬대를 심하게 하기도 하고, 이리 저리 뒹굴며 자거나 헛소리를 하거나, 이를 갈고 코골이를 하며 수면무호흡증까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수면장애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야뇨증, 야경증, 소아비만, 낮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심하게 코를 고는 경우처럼 기도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수면장애는 매우 위험하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고혈압 위험도는 세 배, 그리고 뇌졸중이나 심장병 위험도는 58% 증가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아이들 중 10~12% 가량이 코를 골며, 이중 20%가 소아 수면무호흡질환을 앓고 있다. 이러한 수면무호흡과 코골이는 신체발육에 영향을 미쳐 성장장애 및 학습장애를 유발하며, 성격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아이들은 자면서 큰다. 성장기 아이들은 하루 중 숙면을 취하는 밤에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되므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고 또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야 한다. 성장호르몬의 양은 키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성장기에는 얼마나 잘 자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잠을 잘 자는 아이들에 비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적다. 평균 수면 시간이 하루 8시간 이하인 아이들은 눈 건강도 안 좋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평균 수면 시간이 하루 8시간 이하인 아이들의 안경 착용률이 58.4%에 달하는 반면 9시간 이상 자는 아이들의 안경 착용률은 41.6%로 훨씬 적었다.

평소 아이의 수면상태를 잘 관찰하면 수면장애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수면장애인 아이들은 코를 골거나, 불규칙하게 숨을 쉬다 갑자기 거칠게 쉬거나, 입을 벌리고 자고 조그만 소리에도 자주 깬다. 아침에 잠이 잘 깨지 않고 일어나면 입이 마르거나 피로를 자주 호소하며 행동이 산만하거나 주의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다리를 반복적으로 차거나 엎어져서 자고, 잠꼬대를 심하게 하고, 자다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것은 수면 이상증 행동이다.

성장기의 수면장애는 키성장엔 치명적이다. 원인을 조기에 찾아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러지가 원인인 경우엔 알러지를 유발하는 항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항원에 따라 해결 방법을 찾은 후에, 한약 처방을 하는 것이 좋다.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수면장애일 경우엔 귀비성장탕을 사용한다. 한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귀비탕이나 온담탕과 같은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고유의 처방에 성장촉진 한약을 배합하여 사용을 하여, 수면장애와 성장장애를 동시에 치료를 하게 된다.
원인과 체질에 따라서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키도 잘 자라고 몸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자녀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영양과 운동 못지않게 수면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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