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26
간암은 전 세계에서 연간 약 50만 명,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 전 세계 3위로 이들 중 완치 빈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무서운 간암이라도 다행히 최근에는 그 위험 요인이 많이 밝혀졌다. 바로 가장 큰 원인은 ‘간염’이다. 전세계적으로 약 5억 명, 즉 인구 12명 중 1명은 간염환자이고, 이 때문인 사망자 수는 매년 약 100만 명에 달한다.
간염은 주로 B형과 C형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데, B형 간염은 예방접종으로 1차 예방할 수 있다. 이미 감염된 환자라도 최근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어 B형, C형 간염 모두 치료와 관리를 할 수 있다.
오는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이날은 지난 2010년 5월 21일 WHO 총회에서 인류를 간염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제정되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으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블룸버그 박사의 생일을 기념하여 제정된 날이기도 하다. 그의 발견으로 B형 간염 예방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간암과의 관계를 규명하여 예방접종으로 간암 예방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 덕분에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B형 간염때문인 간암 발생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20여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신생아에게 예방접종을 하여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은 국민의 4% 이하로 낮아졌고 간암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환자가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질환을 몰라서 잘 관리하지 못하여 간암으로 진행하거나 간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북한을 포함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에서는 비용문제로 국가적 예방접종사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
간염이나 간암환자는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암환자 95% 건강보험 급여 혜택의 정책은 암 치료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자는 정책으로 현재 암환자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간암의 새로운 치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효과가 입증된 새 치료제도 국가보험 재정부담 문제로 현재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받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비용문제로 치료를 망설이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볼 때마다 간암 환자들에게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암 진단을 위한 고가의 검사도 95%의 보장을 하면서 정작 치료제는 재정 부담의 이유로 본인 부담률을 지나치게 높이는 등 많은 제약을 주고 치료기간도 제한하는 것은 심각하게 재고할 문제라 생각한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모두 복지혜택의 확충을 내걸고 있지만, 간염에서 간암까지 진행된 환자들, 평생을 간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정책은 전혀 없다.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이하여 평생을 간염퇴치와 간암예방에 헌신한 블룸버그 박사의 소망을 되새기며 ‘건전음주와 간염퇴치’로 간암예방에 더욱 힘써 불쌍한 간암환자의 발생이 줄어들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평생 간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차별 없는 따뜻한 사회적 배려와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그리고 많은 관심 속에 정상적 사회활동을 하면서 병을 이겨내기를 소망하며 간암환자들도 돈 걱정 없이 암과 씩씩하게 싸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기고자 :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아미노산.단백질.지방 등의 물질대사와 해독.살균작용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장기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간이 멍들고 있습니다. 건전하게 음주하고, 간염 등 간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를 위해 오늘부터 한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