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26

▲ 더리미 포구에 가면 장어집들이 즐비하나, 주차장에 가장 많은 차량들이 있는 집이 일미산장이다.
벌써 한 여름 더위가 걱정일 정도로 기온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런 삼복더위에는 각종 보양식들이 거세된 지 오래인 남성들을 유혹한다.

정력가들이 그 놈들을 같이 먹고는 약처방 용어인 t.i.d.(하루 3번) 혹은 q.i.d.(하루 4번) 심지어는 p.r.n.(필요할 때 언제든지)을 했다는 등의 자랑을 하는 걸 보면, 효과가 있기는 분명 있는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여름 보양식으로 보신탕이나 삼계탕, 일본에서는 장어를 먹는다.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는 오징어 먹물 요리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장어의 생김새가 꼭 그놈과 비슷하다는 점(유감주술·類感呪術) 말고도 분명 식품영양학적으로도 스태미너 음식임은 분명하다.

▲ 주방에서 먼저 초벌구이가 되어 나온다.(왼쪽) 일단 노릇노릇하게 구워서(오른쪽)
그 귀한 장어를 어렸을 적부터 먹어 봤을리는 만무하고, 대학교에 들어가서 첫경험(?)을 하였던 것 같다. 그나마 영화 한편 때문에 아주 오랜 기간 이별 아닌 이별를 했었다.

성장이 멈춘 소년 오스카가 주인공인 '양철북'이란 영화를 기억하시는지?

▲ 장어는 꼬리가 힘의 원천이라서 꼬리 만큼은 산 채로 굽는다. 비위가 약하여 젓가락을 못댄다면 앞자리 친구의 아내만 희희낙락 할 뿐(왼쪽) 복분자주를 곁들인다면 오늘 밤 변기나 요강은 온전치 못할 것이다.(오른쪽)

그 영화에는 독일식 장어잡이 방법이 나온다. 말 대가리를 참수하고 끈으로 묶은 뒤에 바다에 던져 놓으면 장어들이 구멍이란 구멍에 수도 없이 들어가는데, 영화에서는 말 머리에서 장어를 꺼내는 장면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 장면을 보고서도 장어를 맛나게 먹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닐지.

▲ 특수 재료로 만든 양념장에 재운다. 소금구이, 간장구이 등도 있으나 고추장양념구이가 우리 입맛에 가장 맞고, 느끼함이 덜하여 더 많이 먹을 수가 있다.
요즘 시세로 자연산 장어는 부르는게 값일 정도이니 식당에서 파는 모든 장어는 일단 양식으로 의심하는 것이 현명하다. 양식이라 해도 맛이나 영양가치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복어, 전복 뿐 아니라 다금바리에 이르기까지 그 귀했던 자연산 귀물(貴物)들이 양식의 등장으로 약간은 허접해진 것이 자연산 마니아들에겐 불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못한 서민들에겐 그야말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서울 사람들은 바다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강화도는 길이 막히지 않는 시간만 잘 선택한다면 한시간 반 남짓이면 족하다. (길 막히는 날 강북에서 강남가는 것 보다 훨 낫다)

마음이 울적하고, '에네르기'가 고갈되어 일상에 의욕이 없다면 차의 핸들을 잡고 강화도로 달려가 보자. 동막해수욕장의 저녁 노을도 좋고, 더리미 포구의 장어도 집 나간 '남성'을 일찍 귀가시킨다.

▲ 다시 건져서 최종적으로 구워서 먹는다. 물론 복분자주 한잔은 기본이다. (왼쪽) 요강같이 둥글게 튀어 나온 배를 두들기다 보면 마지막 피니쉬 블로우인 장어죽이 나온다.(오른쪽)

장어구이 1인분 2만원   복분자주 1만2000원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신정리 316
032-933-8585

/석창인-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s2118704@freechal.com


입력 : 2006.06.27 13:30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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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Q의 맛기행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석창인 원장

현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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