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1-17

초등학교 4학년 김범준 군은 반에서 키가 제일 작다. 부모는 평균키 이상인데 아이는 반에서 항상 키순서로 1번이다. 밥 먹는 것을 너무 싫어하고 밥만 먹으면 바로 화장실로 달려간다. 어릴 때는 너무 안 먹어서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했다. 종합검진을 받아 보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어 뾰족한 치료 방법도 없어 간간이 보약을 먹여 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키가 작아서 자신감도 부족하고 너무 말라 잦은 감기와 잔병치례를 자주 했다. 키도 키우고 몸도 건강하게 해주고 싶어 성장클리닉을 방문했다고 한다.

역시 모든 검사를 해 보았지만 특이한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위가 약해서 나타난 전형적인 소화기허약증이었다. 소화불량이나 식욕부진,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잘 관리해서 치료를 해준다면 먹는 양이 늘고 자연스럽게 몸도 건강해지면서 키도 더 잘 크게 될 수 있다.

2년 전 성장클리닉을 방문한 초진환자 1,931명(남 781ㆍ여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화기허약증이 조사대상 중 621명(32.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호흡기허약증, 정신신경허약증 순이었다. 소화기허약증은 하품을 자주하고, 손발이 차갑고, 구역질을 자주하거나, 등이 자주 아프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구취가 심하며, 혀에 설태가 많이 낀다. 심해지면 지속적인 복통과 어지러움, 두통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오래되면 체력이 떨어져 신경질적으로 변하며, 성장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하고 면역력이 저하돼 쉽게 질병에 노출된다. 우선 잘 먹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은 먹은 음식물이 잘 흡수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흡수가 안 된다면 키 성장엔 별 도움이 안 된다. 

김 범준 군에게는 소화력을 도와주는 한약성분을 포함하는 향사평위산을 기준으로 하여 성장치료용 한약을 배합한 건비성장탕으로 치료를 시작하였다. 1개월이 지나면서 배가 자주 아픈 증상은 거의 소실이 되었다. 식욕도 조금씩 늘기 시작해서 밥 한 공기를 다 먹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가는 횟수도 점차 줄기 시작했다. 3개월이 지나면서 키도 눈에 띄게 커보였다. 전년도에는 1년에 경우 4㎝ 밖에 안 컸는데 치료를 시작하면서 3개월 만에 2㎝가 컸다. 성장호르몬도 증가했다. 이제는 우유를 먹어도 설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꾸준히 우유 1잔 이상을 먹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기 시작했다. 먹는 것이 늘기 시작하니 체력도 좋아져서 줄넘기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6개월이 지났을 때 하루에 우유를 3잔 이상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설사도 안 하고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키도 그사이 더 커서 치료하면서 총 4㎝나 컸다. 예년에 1년간 컸던 키가 벌써 다 큰 셈이다. 아이와 엄마는 너무 좋아했다. 키가 단순히 유전이라고만 생각해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타나 좀 더 일찍 서두르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키가 작으면서 식욕부진과 흡수장애가 있다면 비위만 건강하게 해주어도 몸도 건강하고 키도 더 클 수 있다. 잘 먹게만 해주어도 키는 더 키울 수 있다.

성장클리닉전문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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