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26

<3>의정부에서 보는 참 부대찌개의 맛

▲ 뭐 대단한 내용물도 아닌데 수저가 계속 간다. 평범 속에 비범이 빛나는 식당이다


▲ 의정부 시내에는 아예 부대찌개 거리가 형성되어있다

대학 예과 시절, 의정부나 동두천 출신 여학생과 미팅을 할라치면 상대가 먼저 한 수 접고 들어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지촌 도시 출신이라는 막연한 콤플렉스(?)가 그녀들의 기를 꺽이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접경지역인데다가 군사도시, 더구나 미군주둔지역인지라 도시의 대부분이 개발제한지역에 걸려 발전이 더딘 탓에 아직도 경기 북부 지역은 쉽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 전통의 오뎅식당. 옛날에는 오뎅을 팔던 곳이라 해서 옥호가 오뎅식당이다

그러나 서울 외곽이 온통 신도시로 변해버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오히려 마음의 고향같이 푸근하게 다가온다. 지난주말 소풍가는 들뜬 마음으로 반나절 식도락 여행을 의정부로 떠나봤다.

의정부나 동두천 쪽에는 이렇다 할 먹거리가 없는 편이다.

물론 동두천에는 떡갈비가 있고 의정부엔 유명한 평양냉면집이 있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의정부의 부대찌개 정도가 아닐까 한다. 

 

 

▲ 찌개를 끓이는 냄비의 뚜껑에서 명가의 '아우라'가 훅~하고 김과 함께 올라온다
게다가 의정부나 송탄같이 미군기지가 있는 곳이면 유명한 부대찌개 식당들이 하나 둘씩은 있기 마련이고, '놀부'나 '모박사' 같은 전국 체인 부대찌개까지 성업중인 걸 보면, 반미가 아무리 시대의 유행이라 하더라도 먹거리만큼은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가 보다.

혹자는 부대찌개를 한국최초의 퓨전음식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고구마나 감자 혹은 고추가 국내에 처음 들어와 음식에 등장했을 때도 다 퓨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뭐 대단한 내용물도 아닌데 수저가 계속 간다. 평범 속에 비범이 빛나는 식당이다

전쟁이후 부대찌개라는 요리가 처음 알려졌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우리의 고단했던 과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군부대 피엑스 뒤로 몰래 빠져 나오는 햄과 소세지, 그것도 유통기간 지난 것들이거나 음식 잔반에서 추출(?)한 것 들이 대다수였지만 주린 배를 채우는 데에 그것이 뭔 대수였을까.

▲ 반찬은 달랑 두가지.
그래서 부대찌개는 우리의 슬픔과 배고픔이 녹아 있는 음식이다. 요즘이야 중국의 '훠궈' 못지않게 매운 부대찌개의 맛에 젊은이들이 눈물을 흘리지만 말이다.

부대찌개 1인분 6000원
햄, 소시지 추가 각 5000원
라면 사리 1000원

031-842-0423


입력 : 2006.06.12 17:33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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