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2-18

김모양(11세)은 5살 때 엄마가 전화 받는 사이 된장찌개가 담긴 뜨거운 뚝배기를 엎는 바람에 이마에 화상을 입었다.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외모에 심하게 자신감을 잃은 아이를 보는 엄마는 모든 것이 자기 탓인 것 만 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모씨(65)는 고온다습한 찜질방에 너무 오래 누워 있다가 의식을 잃고 열상화상을 입었다. 다행히 빠른 응급조치로 큰 사고는 막았지만 이후 피부가 마르고 거칠며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뜨거운 국물, 뜨거운 난로, 뜨거운 찜질방. 뭐든지 뜨거운 것을 찾는 추운 계절의 시작이다. 이맘때면 크고 작은 빈번한 화재만큼이나 많은 것이 바로 화상(火傷).

뜨거운 것에 데어 화상을 입었을 경우, 가장 좋은 응급처치는 찬물로 환부를 씻어내는 것이다. 화상을 입은 부위를 찬물로 20분가량 씻어내 화기를 없애고, 냉찜질로 통증과 열기를 가라앉힌다. 보통 얼음을 환부에 바로 갖다 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부 자극을 더할 수 있으므로 삼가고, 얼음을 깨끗한 거즈나 수건 등에 쌓아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상 부위에 물집이 발생하는 경우 물집을 터뜨리지 말고 유지하는 것이 피부 재생이나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부 속 진피층까지 손상 받는 2도 이상 화상은 피부에 흉터를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정 내에서 뜨거운 것에 데었을 경우 된장,감자,술을 바르거나 바셀린 연고등을 사용 하는 등의 민간요법을 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화상부위에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화상환자들은 화상 그 자체의 고통보다 화상 흉터로 받는 마음의 상처가 더 깊다. 특히 흉터가 얼굴이나 목, 팔, 다리 등 옷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노출 부위에 있을 때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의학의 수준에서 화상흉터의 완벽한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최근 레이저를 이용한 화상 흉터 치료법인‘핀홀법’이 미용적인 면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핀홀법은 의사가 흉터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의 강도와 깊이를 조절하여 하나 하나 구멍을 뚫어주기 때문에 그 어떤 레이저보다 깊게 상처 속으로 들어간다. 화상 흉터처럼 심한 흉터의 경우 대부분이 피부 진피까지 손상되었을 뿐 아니라 피부가 딱딱하고 떡 져서 그 두께가 매우 두껍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레이저는 딱딱해진 피부를 뚫고 진피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최근에 등장한 프락셀 레이저와 멀티홀 치료법 역시 가벼운 흉터에 한해서만 효과가 있다.

화상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노약자의 경우 찜질방처럼 고온 다습한 곳에 혼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특히 가정 내 어린아이가 있다면 집안의 전열기 주위에 보호망을 두르고 주방 용기는 어린이가 손을 대지 않도록 교육시키고 가능하면 용기의 손잡이는 어린이에게 반대로 돌려놓아야 안전하다.

강진문/연세스타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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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문 원장의 피부이야기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 원장

- 현 연세스타 피부과 원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전공의
- 연세 의대 피부과학 교실 교수
-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 외래교수
- 분당 차병원 교수

피부과 전문의가 말하는 우리 피부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