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안현민씨 3주차 훈련 일지>

◇9월 10일(일)

계획=도로 30㎞ 달리기

결과==조깅 1.5km, 스트레칭, 30km(2시간8분). 0km~15km는 km당 4분 21초~22초 페이스, 15km~18km는 km당 4분 13초 페이스, 18km~30km은 km당 4분 08~10초 페이스, 조깅 1.5km, 스트레칭

메모=새벽에 아내가 아파 밤새 간호하느라 정모에 나가지 못했다. 다행히 점심 이후로 아내가 괜찮아져 오늘 못한 훈련을 하기로 했다. 빵 몇 조각으로 대충 허기를 채우고 오리0점으로 향했다. 햇볕은 따사로웠지만, 바람은 차갑게 느껴지는데 내 옷차림은 지금의 날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훈련목표는 30km. 페이스는 4분 30초를 넘기지 않기로 하며 힘차게 출발해본다. 3km까지는 몸을 푼다는 마음으로 5분 페이스로 가려 했으나, 1km를 4분22초에 통과했다. 좋아! 이대로 밀고 가보기로 한다. 컨디션이 좋아 더 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오버페이스 할 경우 돌아오는 길이 두려워 현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15km지점까지 크게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곳에서 턴을 하여 다시 출발지로 향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보기로 하여 18km까지 4분 13초로 올려보고, 괜찮다 싶으면 더 올려보기로 했다. 호흡도 괜찮고 모든 것이 좋았다. 이후 남은 12km는 4분 8초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마지막 2km에서는 조금 힘이 들었는지 2초 늦은 10초의 페이스였다. 시계를 보니 정확히 2시간 8분. 이렇게 빨리 뛰어본 적이 없다. 급수와 중간 휴식도 없이. 스스로 놀라웠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허리부상으로 쉬었던 것이 오히려 충전의 기회였나 싶다. 부상 이후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컨디션을 찾기 위해 조깅을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질문=훈련 후 1시간 이내로 영양분을 섭취하라고 했습니다. 힘든 훈련을 마치고 나며 식욕이 뚝~ 떨어집니다. 억지로 먹긴 하지만 일요일 훈련 후에는 식사를 하고 구토현상까지 보였습니다.

◇9월 11일(월)

계획=조깅 60분, 질주 5회

결과=스트레칭, 조깅 8km(50분), 스트레칭

메모=1,2주훈련은 부상과 여러 가지 이유로 100% 소화하지 못했다. 3주차부터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90% 이상 훈련하기로 결심했다. 전날의 피로가 느껴져 가벼운 조깅만 하기로 했다. km당 5분30초 페이스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것도 무리라 생각되어 6분10초로 가볍게 몸을 풀어본다.

◇9월12일(화)

계획=조깅 80분

결과=조깅 4km(23분 23초), 스트레칭, 1000m 인터벌 1회(3분 15초), 조깅 10km(47분 24초), 질주 5회(100m 질주, 100m 조깅), 스트레칭

메모=권은주 감독님의 훈련 계획대로 하겠다며 다짐했지만, 고민이 생긴다. 클럽 훈련 일정은 1000m 인터벌(7회). 조깅을 하려고 했는데, 클럽의 선배님께서 함께 인터벌을 하자고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인터벌을 하기로 하고 출발대에 선다. 의욕이 앞섰는지, 아님 몸이 아직 덜 풀렸는지 인터벌 1회(3분 15초)가 너무 힘들게 느껴져 포기하기로 했다. 결국 조깅으로 바꾸기로 하고 km당 5분40초 페이스로 50분을 달렸다. 조깅을 마치고 월요일에 하지 못했던 질주 5회를 실시하였다.

◇9월 13일(수)

계획=휴식

결과=스트레칭, 조깅 4km(26분), 근력강화운동(레그컬 25회 5세트, 레그 익스테이션 20회 5세트, 스쿼트 150회, 다리 들어올리기 80회 4세트)

메모=어제 훈련을 100% 소화하지 못해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회사 헬스장을 찾았다. 러닝머신에서 뛰는데 어제의 여파가 있는지 몸이 무겁다는 느낌에 하기 싫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꾹! 참기로 하고 2km를 가볍게 뛰고 나니 조금씩 몸이 풀리면서 나머지 2km는 가벼운 마음으로 뛸 수 있었다. 휴식으로 되어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헬스기계의 무게를 가장 가볍게 조절하고 근력강화 운동을 마쳤다.

◇9월 14일(목)

계획=3000m, 2000m, 1000m 인터벌 훈련

결과=조깅 5km(28분 24초), 스트레칭, 인터벌 3000m 10분27초(각 바퀴당 기록 79/84/84/85/84/84/85/42초), 휴식주 600m 3분 45초, 인터벌 2000m 6분 50초(각 바퀴당 기록 82/82/82/82/82초), 휴식주 400m 3분 30초, 인터벌 1000m 3        분10초(바퀴당 기록 74/79/37초), 쿨다운 5km(27분), 스트레칭 및 복근운동

메모=조금씩 페이스를 올리며 조깅을 마치고 인터벌에 들어가려니 또 시계가 말썽이다. 최근 들어 시계가 고장이 자주 나는걸 보니 수명이 다 되었나 싶다? 1년 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할 수 없이 클럽 훈련팀장님의 시계를 빌려 인터벌 훈련에 돌입했다. 오늘 목표는 3000m(바퀴당 85초), 2000m(바퀴 82초), 1000m(바퀴 77초). 호흡을 크게 하고 START!!! 역시 첫 바퀴에 오버했다. 79초. 여기서 아직은 내가 초보라는걸 다시 느끼게 된다. 페이스를 84~85초로 유지하여 나머지를 뛰어본다. 처음에 오버한 탓인지4바퀴까지 힘들었지만 이후부터는 페이스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휴식주 600m를 3분 45초로 마치고 2000m를 시작. 다행히 목표대로 82초 페이스를 위지하며 5바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휴식주 400m를 3분 30초로 마치고 마지막 인터벌을 향해 출발한다. 이렇게 3, 2, 1km 인터벌을 목표대로 마쳤지만 마지막 1000m 인터벌 보다는 중간에 했던 2000m가 가장 힘들게 느껴졌다.

◇9월15일(금)

계획=조깅 50분

결과=아침 복근운동(50회 5세트), 저녁 조깅 9km(50분), 스트레칭 및 복근운동

메모=몸이 1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복지관에서 저소득층 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바자회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바자회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후원 받는 것인데, 각 기업체를 뛰어다니다 보니 몸도 많이 피곤하다. 어제는 힘든 훈련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금요일 조깅은 필요하다고 했다. 불 꺼진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코치의 지도에 따라 호된 훈련을 받고 있었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기지개를 펴고 거리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편안한 속도로 조깅을 실시했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땀이 조금씩 흐르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3주차 훈련 자평(自評)

3주 훈련은 월요일과 화요일 훈련을 바꿔 했을 뿐, 나머지 훈련은 계획표대로 모두 완수 했습니다. 허리 부상 이후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훈련 후 부상의 증상은 없습니다. 가끔 왼쪽 종아리 부분에 약간의 통증이 있긴 하지만 큰 지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훈련을 하다 보면 통증도 사라집니다.

장거리 훈련 or 인터벌 훈련을 하고 나면 자주 왼쪽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곤 합니다. 또한 뛸 때 헛기침이 자주 나옵니다. 평상시에는 헛기침이 나오질 않는데 꼭! 훈련할 때면 헛기침이 나옵니다. 이러길 3개월 정도 됩니다. 벌써 이렇게 3주 훈련이 지나갔습니다. 토요일에는 푹~ 쉬고 일요일 김제에서 풀코스를 뛰고 올 계획입니다. 목표는 3시간 10분으로 했는데 모르겠습니다. 시계가 고장 나서 페이스 확인이 불가능하니 대충 무리에 섞여 뛸 계획입니다. 대회이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페이스를 올릴 수 도 있고, 아님 페이스가 떨어져 목표보다 늦게 들어올 수 있고, 아무튼 몸이 가는 데로 가 볼까 합니다.

<권은주씨의 조언>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안현민씨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도 요즘은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더 없이 행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달리기의 능률이 향상되고 기분도 좋아져서 뛰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이 시기가 바로 부상에 대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대회가 점점 다가오고 훈련도 몇 주간 강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있길 바랍니다.

현민씨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도 최고 고수 같습니다. 밤새 아픈 아내를 극진히 간호하고 훈련에 나가는 걸 보면 말입니다. 30km 거리주를 완벽히 소화를 하고 기록까지 좋으니 기분이 날아가시죠? 이 날은 페이스 조절도 잘 했고 후반 적절한 페이스로 훈련의 방법도 좋았어요. 이제는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줄고 자신감이 생겼겠죠.

현민씨 생각처럼 지난주 부상으로 며칠 휴식한 것이 도움이 된 듯 합니다. 때론 과감한 휴식이 더 없이 좋은 훈련이 된다는 걸 이번 기회에 확인한 결과가 되겠군요. 거리주가 끝나고 식사하기 힘드시죠? 가벼운 조깅이나 휴식할 때는 식욕이 당기는데 이렇게 거리주나 인터벌 운동을 하고 나면 순간은 힘들어서 식사가 제대로 되질 않습니다. 심장에서 혈액운동을 다른 때 보다는 강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구토증상도 이런 이유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3개월 가량 지속되고 있는 헛기침 증상은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요.

강한 운동 후 바로 음식을 섭취해야 된다고 해서 밥이나 고기류로 짜여진 식사를 하려고 애쓰지 말고 먼저 전해질이 풍부한 아미노 음료, 오렌지 주스, 토마토 주스로 영양분을 공급해 주세요. 그런 다음 가벼운 죽이나 식사를 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

거리주를 하고 나서는 이틀 정도 가벼운 조깅으로 컨디션을 조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훈련스케줄도 그런 방향으로 계획했는데 옆에서 부추긴다고 계획과 다르게 가면 안 되겠죠?

일요일 훈련이 강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화요일에 인터벌운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왔을 거예요. 옆에서 형님 설득(?)에 바로 넘어가서 계획에 없는 스케줄을 하려니 당연 몸이 무겁죠. 아마도 마음은 하고 싶어도 몸에서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랬을 거예요. 다음부터는 자신의 처음 의지대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현민 씨의 경우 조깅은 이제 자신 마음대로 컨트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회복조깅과 스피드·지구력을 겸한 조깅을 적절한 조절로 잘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인터벌 운동(3000m 1회, 2000m 1회, 1000m 1회)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훈련인데, 페이스 조절도 좋았고 중간 휴식타임도 적절하게 조절해서 기분 좋은 훈련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금요일 가벼운 조깅은 컨디션 조절에 좋은 훈련입니다. 인터벌 훈련 다음날은 근육에 쌓인 젖산 때문에 다리도 무겁고 몸도 무겁습니다. 이때 가벼운 조깅은 근육 이완과 피로회복에 좋은 약이 되겠죠?

거리주나 인터벌 훈련 후 발가락에 물집이 생긴다고 하셨죠? 물집은 신발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 다음이 양말인데 너무 큰 신발을 신는다거나 양말을 두껍게 신는 경우, 또 너무 작은 신발을 신었을 때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발바닥에 근육이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경우가 될 것입니다. 끝나고 나서 발 마사지를 충분히 해 주세요.

일요일 풀코스는 잘 뛰셨는지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또 무리해서 뛰었을 것 같은 예감이. 새로운 1주일도 파이팅 하시구요, 몸 상태 체크해 가면서 운동하는 거 잊지 마세요.

안현민씨 4주차 훈련표

18일(월)~25일(월)

휴식

조깅 20분, 지속주 20000m

조깅 60분, 질주 5회

휴식

조깅 20분, 인터벌 1000m 7회

조깅 70분

크로스컨트리 90분

조깅 50분, 질주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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