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요즘 월드컵 야근으로 훈련 자주빠져
최소 ‘운동 30분·숙면 4시간’ 지켜야
제 훈련을 도와주는 권은주씨(여자마라톤 한국기록 보유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다는 사람이 사흘 이상 운동을 안 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사흘 이상 놀아 버리면 그 전의 운동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거죠.
요즘 권씨가 말하는 죄악을 제가 밥 먹듯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사흘이 뭡니까? 지난주엔 5일을 달리지 않았습니다. 독일 월드컵 탓입니다. 제 소속 부서(스포츠부)의 근무 패턴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야행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월드컵 경기가 한국시각으로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열리기 때문입니다. 낮에도 일을 해야 하니 하루 수면 시간은 4시간 안팎으로 줄었고요.
그 바람에 제 운동시간(오전 5시30분~8시)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월드컵이 시작된 후 그 시간에 일어나기도 힘들 뿐더러, 알람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일어났다가도 다시 소파에 드러눕곤 합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 이를 악물고 집 부근 학교 운동장에서 달렸습니다. 300m 쯤 되는 운동장 외곽을 20바퀴 뛰는 데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1시간 운동을 마치고 나니 다리 힘이 스르르 풀리더군요. ‘죄악’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잠을 좀 더 잘까, 이 악물고 나가서 달릴까? 아침마다 소파에 누워 고민합니다. 어떤 분들은 달리는 게 낫다고 합니다. 잠 1시간 덜 자더라도 땀 흘려 달리고 나면 기분이 개운하다는 거죠. 반면 하루에 7시간 정도는 잠을 자야 신체·정신 건강에 좋다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달리기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각성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활력을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낮 동안 시달렸던 뇌와 신체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잠의 효과에 비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회장은 “숙면(깊은 잠)이라면 4시간도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잠의 질(質)을 높이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하루 30분 운동, 4시간 숙면.’ 남은 월드컵 기간 중 제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