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블로그 방에 찾아오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풀코스를 어떻게 완주할꼬?
제 자신에 대한 질타이자 넋두리입니다.
2주만에 다시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0km 기록을 2분56초 단축했습니다. 55분56초.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아디다스 킹 오브 로드' 마라톤인데, 10km와 5km만 열려 가족적인 분위기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우승 경쟁은 대단하던데요. 남녀 1위에게 베를린마라톤 출전이라는 큰 상이 걸려 있는데다 단체전까지 있어 마라톤동호회나 회사 단위로 참가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맨 앞줄에서 노란색 입고 뛰는 선수들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위아 소속 마스터스들입니다. 말이 마스터스지 2시간30분대 기록을 가진 엘리트 선수급도 있습니다. 오늘 남자부 우승도 위아 소속의 부징고 도나테인이란 부룬디 출신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기록은 31분09초. 5km를 15분45초에 달린 셈이니 선수나 다름없죠? 그는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했다가 귀국을 거부하고 귀화했습니다.
저는 오늘 좀 헤맸습니다. 55분 이내에 들어올 욕심에 초반에 무리를 했거든요. 5km를 26분12초에 달렸는데, 후반에 왕창 무너졌습니다. 29분이 훨씬 넘었으니까요. 문제는 오른쪽 무릎뼈 부위와 고관절에 이상이 생겼다는거죠. 권은주씨는 "달리는 자세가 무너져 생긴 일시적인 현상인 것 같다"고 했지만, 영 개운치 않네요.
굳이 핑계를 대자면 지난 주 감기로 연습을 제대로 못했고, 오늘 날씨가 이전 두 대회때보다 더워 달리는 게 힘들었습니다. 코스도 끝없이 계속되는 넓은 도로여서 지루하기도 했구요. 어쨌거나 기록을 단축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봅니다.
벌써 5월도 절반이 지났습니다. 참 시간 한 번 빨리 가네요. 이러다 5월 가고 나면 4개월도 안 남는데 그동안 어떻게 몸을 만들고 하프 뛰고, 풀코스에 도전할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막막합니다. 체중은 무난하게 빠지고 있는데, 달리기 실력이 영 미덥지 않습니다. 월드컵 시즌 6월이면 더 괴로울텐데.. 어디 절 도와줄 분 안 계신가요? 흑흑
마라톤대회장 부스에 세워진 대형 신발입니다. 아디제로(adizero)라는 러닝화입니다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