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7-06
바캉스 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이 맘 때면 모기를 비롯한 갖가지 해충들도 곤욕을 치르곤 한다. 옛 어른들은 아이들이 벌레가 물렸다고 하면 바로 침을 바르도록 했다. 그래서 침을 바르고 나면 가려움이 줄어들어 효과가 있다고 믿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뿐이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벌레에 물렸을 때 가렵고 붓는 것은 곤충의 독으로 인해 인체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 침을 바르면 가려움증이 줄어드는 이유는 침이 알칼리성이어서 산성인 벌레의 독을 중화시켜 자극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 속의 세균으로부터 상처가 덧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침은 90%의 물과 유기·무기물질로 이뤄져 있으며 입 속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와 혈액 응고 촉진 등의 작용을 한다. 침의 성분 중 면역 글로블린이라는 단백질은 항균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단백질의 양이 극히 적어 면역 효과는 미미하고, 침 속에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 1억여 마리의 세균이 있어서 상처만 악화시킬 위험이 높다.
따라서 벌레에 물렸을 때는 우선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좋고, 독성이 강한 것에 물렸을 때는 얼음찜질로 혈액순환을 억제하도록 한다. 벌레에 물린 부위는 약한 산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알칼리성 용액인 묽은 암모니아수를 바르는 것이 좋으며, 항히스타민제나 항생제 연고도 도움이 된다.
또한 벌레 물린 상처는 오래 두면 더욱 악화될 수 있고, 아이들의 경우 마구 긁게 되면 세균감염으로 상처가 더 커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야외에서는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긴 팔 옷과 상비약 등을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다른 벌레는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한번 쏘였더라도 알레르기 반응이 격렬하게 일어나면 쇼크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때에는 독성물질이 온몸에 퍼지기 쉽기 때문에 절대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어서는 안 된다. 쏘인 부위를 짜서 벌침을 제거하려고 하지 말고 신용카드 같은 도구를 이용해 긁어내거나 족집게로 뺀다. 암모니아수를 발라주어도 좋다. 벌침의 독소를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초이스피부과 / 최광호 원장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이 전하는 아름다움을 향한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