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1-29

 

대장내시경 아프다는 편견 버리세요~

28세의 직장 여성 K씨는 감기 외엔 특별히 아파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체질이었다. 그런데 약 1년 전부터 장 기능이 예전 같지 않았다. 밥만 먹으면 바로 설사를 하다가 며칠 뒤엔 변비가 생기는 일이 수시로 반복됐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증상이 1년이나 지속되자 대장암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막상 검사를 받으려니 내키지 않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이 무척 아프고 불편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플 것 같아서 검사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증상이 점점 심해지니까 그게 더 스트레스가 돼서 병원에 오긴 했는데… 안 아프게 검사할 수 있나요?”

갑작스럽게 배변습관이 변하는 것은 용종, 대장암, 대장염과 같은 대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또 이러한 질병과는 무관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환경의 변화로 장이 예민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하면 아플 것 같다며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대장내시경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장은 구불구불하게 휘어져 있어서 내시경 장비를 잘못 움직일 경우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가진 내시경 전문의가 조심스럽게 내시경을 시행하면 이런 일은 거의 없다. 게다가 요즘은 수면 대장내시경 검사가 도입돼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통증이나 불편함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수면 대장내시경은 안정제를 혈관에 주사한 후 검사하는 방법이다. 안정제를 맞으면 호흡 속도가 느려지면서 잠잘 때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 기억은 못하지만 의식이 깨어있기 때문에 마취제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개발된 미다졸람은 짧은 시간 동안만 수면을 유도하는 이상적인 약제로서 10분 정도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30분 정도 안정을 취하면 귀가가 가능하다.

수면 대장내시경은 잠깐 잠든 사이에 검사가 끝나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검사법이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검사할 때 화면을 보면서 의사의 설명을 들을 수 없다는 것. 따라서 본인의 대장 상태를 눈으로 보면서 실시간으로 검사 결과를 듣고 싶다면 일반 대장내시경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 대장내시경이라도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다면 별다른 통증 없이 검사가 가능하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용종을 발견하는 즉시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대장암 예방까지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검사법이다. 대장암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질병이 의심되는데도 잠깐의 아픔이 무서워 검사를 미룬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생길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솔병원 / 이동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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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본 항문이야기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

- 현 한솔병원 원장
- 의학박사,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임
-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미국 사우스베일로대학 교수

부끄럽다는 이유로 쉬쉬하는 치질과 변비. 환자 사례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