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1-28

 

틴에이저의 외모 가꾸기 열풍

올 한해 연예계, 특히 가수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그들의 연령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아이돌’ 이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10대 스타들은 각종 미디어를 넘나들며 화려한 모습을 선보여 어린 소년,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팬들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며 그들과 같아지기를 꿈꾼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는 듯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귀여운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틴에이저 대상 화장품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와 함께 성형외과에 문의를 하는 연령층도 점점 어려지는 추세다.

아직 부모님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에게 성형수술이란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바로 성형 대체법! 대표적인 것이 쌍꺼풀을 만들겠다며 스스로 실 핀이나 쌍꺼풀테이프, 딱풀을 이용하여 쌍꺼풀 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심지어 입체감 있는 이목구비를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을 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여럿 있다고 하니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하지만 아직 성장기인 청소년들의 피부는 어른들에 비해 유약하고 민감하여 무리한 쌍꺼풀 라인 만들기는 눈 두덩이 피부를 쳐지게 하거나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메이크업 역시 너무 어린 나이에 화장을 시작하게 되면 노화가 빠르게 진행될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1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성형외과를 찾는 청소년들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성장기 성형은 아직 뼈와 살이 완벽하게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받는 시술이므로 다시 한번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를테면 아직 코뼈가 완벽하게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코에 보형물을 삽입하게 되면 코가 성장하면서 코 끝이 뒤틀릴 위험이 있다. 성형 수술이 적합한 시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20살 이후가 적당하다.

수능시험이 끝나는 순간 10대들은 기나긴 기다림의 끝에 도달한 것 마냥 성형외과로 몰려든다. 수능 시험 직 후, 이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이유는 지금이 가장 적기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수능 직후부터 대학 입학 전까지 주어지는 3개월여의 여유시간은 수술 회복에 적당할 뿐 아니라 대학 입학 후 수술 사실을 감쪽같이 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각한 취업난에 외모가 면접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인식도 한 몫 한다. 정말 신중하게 수술을 결심했다면 숙련된 전문의로부터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경솔한 성형수술 결심은 후회스러운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니 주의하자.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자가성형이라는 엽기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몇 가지 자가성형의 방법을 보면 ‘이쑤시개로 속눈썹 라인을 여러 번 긋고 눈을 안 깜빡이면 쌍꺼풀이 생긴다’ 와 같은 가벼운 것에서 시작하여 ‘뺨을 여러 차례 세게 후려치면 볼 살이 빠진다’, ‘소독용 과산화수소를 입안에 넣고 헹구면 치아미백이 된다’, ‘빙초산과 밀가루를 섞은 것을 천이나 솜에 묻혀 점 위에서 굳힌 후 떼어내면 점이 빠진다’ 와 같은 어이없는 방법까지 가지각색이다. 이러한 방법에 의한 무분별한 자가 시술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위험으로 이어짐을 명심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는 정보에 현혹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렇게 어린 나이의 지나친 외모에 대한 집착과 성형수술의 보편화를 두고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만한 사회생활에 있어 성형이 수단이 되어가는 세태 속에서 외모적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얻으려는 행동을 무조건 적으로 비판만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성형수술은 한 번 하면 재수술이 가능하긴 하지만 예전의 얼굴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본인의 얼굴에 적합한 수술부위 및 수술법을 선택한 후 믿을 수 있는 병원에서 숙련된 전문의의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현성형외과 / 박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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