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1-21

 

가슴이 큰 것과 수유의 관계는?

얼마 전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한 신모씨는 요즘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기 바쁘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보리라고 다짐하며 모유수유를 결정했는데, 평소 작았던 가슴크기 때문인지 모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녀는 자주 우는 아이에게 분유를 함께 먹여야 할지, 시간을 두고 모유가 충분히 나올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얻고자 인터넷 바다를 항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사진] 최근 모유수유장면을 공개해 화제가 되었던 안젤리나 졸리.

최근엔 직장맘들이 늘어 모유수유를 못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지만, 모유수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로 인해 수유를 기피하는 경우들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슴이 작아서 모유가 안 나온다’ 는 궁금증이다.

가슴의 크기와 수유 양은 비례하는 것일까? 생물학적인 시각에서 보면, 인간 여성의 유방은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대부분의 포유동물이 젖을 가지고 있지만 수유를 할 때에는 팽창하고, 수유가 끝나면 납작하게 줄어드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문화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인간 여성의 유방이 청춘기 후에도 계속 솟아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4,300여 종의 포유동물 가운데 희귀한 예에 속한다고 한다.

사실 젖은 유선에서 분비되는 것이므로 유방의 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즉 가슴이 크다고 수유에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 큰 가슴은 심미적으로 아름다울 뿐 특정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수유를 앞둔 어머니들의 가슴이 더욱 봉긋해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유선이 발달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젖떼기를 하고 몇 달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유선이 퇴화해 가슴 크기가 줄어든다. 이 때 가슴의 볼륨은 줄어들지만 전체적인 가슴둘레는 줄어들지 않으며, 유선조직은 퇴화하지만 늘어난 피부조직은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곧, 가슴판이 넓어지고 가슴 자체는 작아지면서 처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브래지어를 구매할 때면 “가슴둘레에 맞는 걸 사면 캡이 남고, 캡에 맞는 걸 사면 둘레가 쪼이게 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해 시름이 깊어질 뿐이다.

처진 가슴 때문에 우울해 지지 않으려고 수유를 기피할 모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수유 기간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가슴이 지나치게 팽창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성분은 초유에 충분히 들어있으므로 일년이 넘도록 아이에게 수유를 지속하는 것은 그리 권장할 만하지 못하다. 

추후에 어쩔 수없이 가슴 모양이 훼손된 것은 다양한 처진 가슴 교정술 중 한가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슴의 볼륨을 함께 확대하기를 원하는지, 남는 피부가 얼마나 많을지, 절개선은 어느 쪽이어야 좋을지를 사전에 전문의와 상의할 수 있다면 더욱 만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생명의 양식을 직접 공급하는 것은 분명 여성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비록 작아지고 처진 가슴일 지라도, 그 가슴이 겪어온 성장과 생명의 역사는 세상 그 무엇보다 고결한 가치를 지녔다. 가슴을 통해 인류를 자라게 하는 이 땅 모든 어머니들에게 다시금 감사와 존경을 표할 따름이다.

바람성형외과 / 심형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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