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13

수면 부족·피로 누적도 키 성장 장애의 원인

키가 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만성적인 질환이 없어야 하고 소화기가 튼튼해야 하며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공급되어야 하고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잘 먹고 잘 자야 키도 크고 몸도 튼튼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무조건 많이 먹고 많이 자면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얼마 전 아들과 함께 내원한 어머니는 아이가 태어날 때 저 체중이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잘 먹였단다. 아이도 뭐든 잘 먹는 편이어서 한 끼에 밥 두 그릇은 뚝딱 비우고, 하루에 4끼를 먹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친구들보다 키가 안 큰다는 것이 어머니의 고민이었다. 이 아이는 한눈에 봐도 고도비만이었다. 너무 먹여 비만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요즘은 그나마 미디어와 인터넷에서 정보습득이 용이해지면서 소아비만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아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수면에 대해서는 아직도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수면 또한 음식과 마찬가지로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많은 시간 잠을 오래 자는 것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깊은 잠을 자는 것이 훨씬 좋다.

성장기에 잠은 키 성장에 있어서 음식만큼이나 중요하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장호르몬 분비가 잠을 잘 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밤 10시~오전 2시 사이에 깊은 잠을 잘 때 가장 왕성히 분비가 된다. 따라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는 아이나 중간 중간 잠을 깨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성장 호르몬 분비량이 적어 키가 작아지게 된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숙면을 방해하는 장애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아천식, 야경증, 악몽 등이다. 소아천식은 수면 후 기침과 천식발작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설치게 만든다. 야경증은 수면 중 이상 행동의 일종으로 갑자기 깨어서 놀란 것 같이 불안상태로 되어 울부짖거나 뛰어다니고 심한 불안감에 떨면서 눈이 풀리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숨을 몰아쉰다. 부모가 달래도 소용없이 10분 정도 계속하다가 자연히 다시 잠이 들게 되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밤에 했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2~8세의 신경질적인 소아에 많으며, 취침 전의 과식, 기생충, 정신적 흥분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악몽은 수면 중에 꾸는 아주 무서운 꿈으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환경에 민감한 유년기에 흔히 발생한다. 가끔씩 꾸는 악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스트레스·불안·우울·죄책감 등에 의해 자주 악몽에 시달리는 아이라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소아천식의 경우 폐 기운을 보강하는 황기와 길경, 지각과 같은 약재와 담음(痰飮)을 치료하는 패모, 진피와 같은 약재를 사용하여 면역기능을 회복시키고 강화하는 치료를 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된다. 야경증과 악몽처럼 정신적인 원인에서 오는 수면장애는 온담탕이나 귀비탕 등의 처방으로 심신을 안정시켜주고 오장을 튼튼히 해주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처럼 어린이 수면 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함으로 숙면을 하지 못하는 자녀가 있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키한의원 /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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