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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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든 완벽한 한 쌍의 부부가 클리닉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잘 생긴 남편은 능력 있어 보였고, 미모의 아내는 지적이고 착하게 보였다.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부부가 도대체 어떤 이유로 병원을 찾았는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선생님, 결혼 3년차인데 애기 좀 갖게 해주세요!”
“그렇다면 불임 클리닉에 가셔야죠. 저희들은 성기능장애나 부부갈등이 전문인데….”
사전조사를 제대로 한 듯한 남편이 손사래를 친다.
“그게 아니라 저희가 3년 동안 삽입 한 번 못했습니다.”
아내는 부끄러워 한 마디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무래도 아내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우선 남편을 진정시키고 아내와 별도의 상담을 시작했다.
“선생님, 너무 무서워요. 다른 사람은 처음에만 아프고 몇 번 경험하면 즐겁다는데, 저는 남편 것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엄격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녀는 결혼 전까지 단 한번도 성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의 부모는 성이란 위험해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결혼을 하면서 성에 대한 부정적 생각은 없어졌지만 막상 남편의 것이 가까이 오면 심장이 뛰고 불안해진다고 했다.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남편은 억지로 넣으려고 하니 아파서 못 견디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는 십중팔구 ‘질 경련증’이 원인이다. 실제로 검사를 해보았더니 질은 과다한 긴장상태에 빠져 있었다. 검진 도구를 질 가까이 갖다 대기만 해도 질 근육은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질 경련증은 대부분 심리적인 억압에 기인한다. 질 경련증이 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삽입 성행위를 시도하면 통증만 심해져 성행위가 더욱 어렵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우선 과도한 긴장상태를 풀 수 있도록 이완요법을 시행하고, 아주 작은 사이즈의 인공페니스를 사용해서 여성의 몸이 자연스레 남성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 심리적인 억압이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심리치료도 필수적이다.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치료 효과가 아주 높은 성기능장애다.
이 부부는 질 경련증을 치료 받으면서 자연스레 삽입 성행위가 가능해졌고, 임신도 했다. 요즘은 출산 준비를 하느라고 바쁘다.
/ 강동우 ㆍ강동우 성의학 연구소장
백혜경ㆍ강동우 성의학클리닉 공동원장
왜곡된 성과 성기능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