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16
방학을 맞아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성장클리닉으로 발길을 향한다. 학기중에는 학교, 학원, 과외 등으로 바쁘니 방학이 되어서야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키 성장’에는 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어 학기중이든 방학이든 가려서는 안되는 데도 아직도 많은 부모님들이 “시간 날 때 찾아가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방학 때 집중적으로 클리닉을 다니면 학기중에 안 큰 키를 몰아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방학 2달간 집중적으로 키우면 5~6cm크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정말 너무도 큰 오해이다.
◆ 방학 때 평소 못 큰 키 5~6cm 몰아서 키운다?
성장클리닉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성장 치료를 받으면 못 자란 키를 단기간에 한꺼번에 키운다는 생각이다. 물론 평소 1년간 4~6cm 자라던 아이들이 성장클리닉을 시작하면 45일마다 1~1.5cm씩 자라기 시작한다. 6개월이면 4~6cm 자라고 1년이면 아이들에에 따라 8~12cm 가 자란다. 그러나 예외도 있기 마련이라 성장판이 거의 닫힌 상태에서 온다면 치료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성장판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면 치료를 하더라도 많이 크는 것을 기대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돈을 들여 성장클리닉을 시작하니 여유 많은 방학 1~2달이면 5~6cm가 한꺼번에 자랄 수 있지 않느냐며 필자에게 방학때만 치료할 수 없냐고 물어본다.
방학은 아이들에게 정신적 정서적 안정을 주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맘껏 해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므로 키성장에 간접적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직접적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또 방학이라고 해서 하루 한번 먹을 약을 2~3번 먹는 일은 없으며, 효과가 2~3배로 나타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방학때 성장치료를 하라는 말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 평상시에 성장클리닉을 찾지 못한 아이라면 방학만큼은 놓치지 말고 성장검사와 치료를 시작하라”는 말로 이해를 해야 할 것이다. 성장클리닉은 방학이든 학기중이든 거의 동일하게 키성장 효과를 나타낸다. 단, 치료기간, 치료 효과와 결과는 모두 각각의 아이들의 성장판과 뼈나이에 달려 있다.
◆ 성장판만 열려 있으면 키는 무조건 쑥쑥?
성장클리닉의 효과는 ‘성장판이 열려 있다면’ 나타난다. 단, 얼마나 열려 있느냐가 얼마를 더 키우느냐를 좌우한다. A라는 아이가 초등 1학년 때 찾아왔을 때 키울 수 있는 키와 초등 5학년 때 찾아왔을 때 키울 수 있는 키는 다르다. 왜일까? 시간이 흘러가고 나이가 들수록 성장판이 닫혀가고 있어 성장가능성과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초등 1학년때는 많이 열려 있기 때문에 180cm까지 키울 수 있는 아이도 초등 5학년이 돼서야 찾아오면 173cm까지 밖에 못 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성장클리닉을 찾아오는 분들 몇몇은 ‘성장판만 열려 있으면 원하는 만큼 키울 수 있지 않느냐”는 오해를 갖고 있다.
작년 겨울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또래보다 많이 작아서 엄마와 함께 필자의 한의원을 찾았다. 검사를 해보니 성장판은 열려 있었고, 스스로 클 수 있는 예측키는 164cm이며, 성장클리닉을 받으면 성인키가175cm가 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부모님은 설마 164cm 라는 마음으로 그냥 집으로 돌아갔고, 1년이 지나서 아이가 잘 크질 않자 다시 찾아왔다. “성장클리닉을 시작해주세요. 아이 키를 175cm까지 만들어야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미 성장클리닉을 받고 클 수 있는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다시 검사를 하고 , 성장클리닉을 받은 후에 최종 성인 키는 171cm가 될 것으로 말씀드리자 부모님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니, 작년 겨울에는 치료를 받으면 175cm가 된다면서요? 왜 지금 말씀은 그때와 다른 겁니까?”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상황이 종종 펼쳐진다, 그것을 필자는 너무도 잘 알기에 처음 상담시에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설명드린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 때 당시의 설명을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을 이제서야 후회한다.
부모님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1년 사이에 아이의 성장판이 닫혀가는 것과 클 수 있는 시기가 1년이 지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몇cm까지 클 수 있다는 말만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 키 키울 시간은 짧고 인생은 길다
1년 동안 성장클리닉이 진행되었더라면, 예를 들어 스스로 1년 동안5cm가 클 수 있는 키를 9cm가 클 수 있도록 하여 최종키를 4cm 더 크게 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이미 1년이 지났다는 것이다.
성장판은 매일매일 매순간 닫혀가고 있기 때문에 진단을 받은 당시의 ‘치료 후 예상키’와 치료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찾아왔을 때의 ‘치료 후 예상키’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성장클리닉을 받아야 할 지 고민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경제적 비용 때문이다. 생활비, 적금, 대출이자, 학원비, 과외비 등등 돈 들어갈 곳이 많은데 키 키우는 데까지 돈을 써야 하니 주머니가 선뜻 열리지 않는 것이다. 충분히 공감한다. 요즘 돈 쓸 데가 좀 많은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그 누구도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가 더 많다, 정말 부모로서 힘든 결정이다. 키 키우는 시기는 짧고 아이의 인생은 길기 때문이다.
■ 글: 이솝한의원 이명덕 원장
이명덕원장이 전하는 키성장에 관한 모든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