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02

얼마 전 송파에서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는 환자(27세, 여성)가 이른 아침에 이물감과 통증을 호소하며 본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 겉옷을 벗어도 될 정도로 유난히 날씨가 따뜻했던 주말, 환자는 친구와 함께 공원을 찾아 자전거를 탔다고 한다. 오랜만에 한강에서 봄바람을 느끼며 2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 뒤 귀가했는데, 다음 날 저녁부터 눈이 시리고 뻑뻑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급한 대로 인공눈물을 점안했지만, 잠시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이내 눈이 충혈되고 눈물까지 줄줄 흘러 안과를 찾게 된 것이다. 진찰 결과, 환자는 전형적인 안구건조증 증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아직은 차가운 한강 바람을 직접적으로 맞으며 자전거를 탄 게 원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3월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데, 불청객으로 꼽히는 게 바로 안구건조증이다. 안구건조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눈물이 제대로 생성되지 못해 건조함, 시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눈물샘이나 안구 표면의 손상 및 염증, 마이봄샘의 기능 저하, 눈물 분비 저하나 과도한 증발, 노화, 약물 복용 등 다양한 이유로 눈을 부드럽게 하고 살균 작용을 하는 눈물이 생성되지 못하는 것이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대부분 눈이 시리고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과 건조함을 호소하며, 눈이 충혈되고 쉽게 피로해져 눈을 감는 것이 편해진다. 특히, 찬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줄줄 흐르고, 심할 경우 두통도 나타날 수 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 시즌에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난다. 봄철에는 기온이 오르지만 건조하고 찬 바람도 불기 때문에 안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전자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는 등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인공눈물로 불편함을 줄일 수 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지속하거나 오히려 더 심해진다면 바로 안과를 찾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안구건조증이 심하다면, IPL 레이저 치료를 통해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해소할 수 있다. IPL 레이저 치료는 열에너지를 눈꺼풀 주변 혈관의 염증 세포에 조사하는 방법으로, 막힌 마이봄샘을 뚫어 눈물이 정상적으로 배출되도록 한다. 증상의 원인을 개선하여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도모할 수 있고, 피부 표면이 손상될 위험이 없어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안구건조증은 한 번 심해지면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치료 적기를 잡아야 한다.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할 경우, 더 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안구 표면 염증 및 손상, 시력 저하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안구건조증 치료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청결한 시설, 최신 검사 장비를 갖춘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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