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5
소화기계 질환
한 번쯤 술을 많이 마시고 자신도 모르게 구토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많은 양의 음식물이 반복적으로 마치 용가리 불 뿜듯 튀어나오는 경우라면 위험할 수도 있다. 구토와 함께 많은 양의 피가 묻어나거나 명치와 등 그리고 가슴에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식도의 구조’와 ‘말로리 바이스 찢어짐’에 대해 알고 있다면 이런 증상이 왜 위험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식도의 구조
‘식도(esophagus)’는 동심원 모양의 층으로 이루어진 두꺼운 벽을 가진 관으로, 인두와 위를 연결한다. 성인의 식도 길이는 약 25~30㎝로 평소에 식도 내강은 서로 붙어있다가 음식이 들어와 지나갈 때만 살짝 열린다. 식도는 특징적으로 세 군데의 잘록한 부위가 있다. 첫 번째는 목 반지연골(cricoid cartilage) 주변으로 위 식도 조임근(upper esophageal sphincter)이라 한다. 두 번째는 기관지 갈림 부위(carina), 마지막은 위와 가까운 가로막 관통 부위로 ‘아래 식도 조임근(lower esophageal sphincter)’이라 부른다.
구조적으로 위에서 음식물이 차지하는 공간은 식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구토할 때 위의 음식물이 식도 쪽으로 몰리면, 식도 압력이 갑자기 올라가면서 ‘압력 차’가 생긴다. 이 압력 차로 식도와 위가 만나는 점막 부위에 상처가 생기고 결국, 노출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말로리 바이스 찢어짐
‘말로리 바이스 찢어짐(Mallory-Weiss tear)’은 위 식도 이음부(EG junction) 점막 손상으로 출혈이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보통 30~40대 남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심한 알코올 섭취 후 반복적인 ‘구역이나 구토’이다. 물론 멀미, 강한 기침, 항암제 투약 후 발생한 오심, 심한 구토로도 생길 수 있다. 말로리 바이스 찢어짐은 토혈 등 상부 위장관 출혈의 약 10%를 차지한다. 사실 점막에만 상처가 있어 자연스럽게 출혈은 멎고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로리 바이스 찢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과음, 과식 습관을 버리는 것이 좋다. 특히, 일부러 토하는 습관이 있는 거식증, 폭식증 환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토혈의 양이 많았거나 흑색 변’을 본다면 병원 방문이 꼭 필요하다. 혈액검사로 현재 혈액량과 상태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확인하고 지혈 등의 조치를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점막을 넘어 식도의 벽이 찢어졌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식도 천공은 사망률이 높은 중증의 종격동염(mediastinitis)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극심한 가슴 통증과 빠른 맥박 결국, 쇼크가 나타나면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브루하브 신드롬(Boerhaave syndrome)’이라 하는데, 수술 등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