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궁중음식

맹독 먹은 유황오리 노약자는 조심해야

강남경희한방병원

고창남 교수

대장금 26회를 보면 맹독인 유황을 먹고 자란 유황오리를 사람이 먹어도 되는 지를 내금위 종사관인 정호가 탐문하는 내용이 나온다.

동행한 의원은 정호에게 “유황은 양기를 보충하는데 참으로 좋은 약재이나 그 독 성분을 법제하는 것이 어려워 쓰지 않는데, 오리가 그것을 법제(法製·약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 정해진 방법대로 가공 처리하는 일)한다면 유황을 먹인 이 오리야 말로 살아있는 금단(金丹)” 이라고 말한다.

정호가 “이 오리를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오?”라고 묻자 의원은 “문제가 있다면 양기가 넘쳐나는 게 문제겠지요”라고 말한다.

오리고기는 한방에서 백압육(白鴨肉)이라 한다.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다. 골다공증이 심해 뼈마디가 아픈 경우 진액을 보충해 주고,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 기침·가래를 없애주고, 가슴이 답답한 열을 제거하며, 수분 대사를 원활케 해 소변을 잘 보게 하고, 소아의 열성경련, 간질, 머리에 생기는 종기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소화기가 너무 차서 예민하거나, 혈변이 있거나, 감기 등으로 열이 많이 나거나, 임신한 경우엔 삼가는 게 좋다.

유황은 신장의 양기를 북돋워주므로 발기부전에 효과가 좋고, 허리와 다리가 시리고 찬 경우, 아랫배가 찬 경우 등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 또 유황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각질이 분해되며, 피부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다.

옴이나 습진이 생기면 유황을 기름에 개어 바르면 효과가 좋다. 그러나 유황을 잘못 복용하면 위장 점막이 자극돼 이질 같은 설사가 나게 된다. 또 구토, 두통, 현기증,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유황오리는 예로부터 불사약(金丹)을 만드는 주 원료였던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다. 천성적으로 해독력이 강한 오리에게 유황을 먹이면, 오리는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해독 물질을 생산한다. 이 때 오리의 해독력은 3~4배로 증강된다고 한다.




유황오리의 효능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한의학 문헌에선 오리고기, 돼지 피, 양고기 피 등이 유황독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황 독을 제거하기는 무척 어렵기 때문에, 어린이, 노약자, 지병을 앓는 환자에겐 그다지 권할만 하지 않다. 독성이 강한 음식이나 약물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기 때문이다.

(고창남·강남경희한방병원 교수)


입력 : 2003.12.16 10:29 25'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장금의 붐을 타고 한의학 관점에서 바라본 우수한 우리 음식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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