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경영의 다른 생각들!
과거의 영광에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삼정 KPMG
안근용
최근 만났던 병원장들로부터 병동을 축소했거나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과거에도 병원 경영의 위기를 이야기하였지만 지금은 그 위기가 한계에 이른듯한 느낌이다. 더 비관적인 것은 이러한 상황(환경)이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MRI, CT, 초음파 등 검사 등의 급여화로 의료기관의 수익이 상당 부분 감소하였고, 지방세 등의 감면 혜택은 줄고 신용카드 수수료는 인상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등 3대 비급여가 개편될 것이고,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도 확대될 것이다. 물가와 임금상승률이 의료수가를 상회한지 오래되면서 재투자를 위해 유보할 수 있던 부분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이제는 투자는 커녕 당장 먹고살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2013년 803개였던 병원은 1,500개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요양병원은 2013년 68개에서 1,300개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경쟁의 강도는 심해지고 있다. 이것은 기회라는 것이 나에게만 찾아오기 힘들고 지속되기도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다.
즉, 사회적 이익에 부합되도록 정책이 올바르게 마련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면서 우리 병원에만 유리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 설사 나오더라도 플레이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익이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앞으로 추가적인 정책발표가 없었으면 하는 기대가 오히려 더 현실적인지도 모를 정도이다. 경제가 좋을 때와 IMF 때의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이 이런 상황에서는 병원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Healthcare산업 뿐 아니라 다른 산업 역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2011년 조지메이슨대 교수이면서 뉴욕타임즈의 컬럼리스트인 타일러 코웬은 현재 경기상황을 거대한 침체(Great Stagnation)라고 정의하고 저성장 시대를 준비하라고 하였다. 저성장 시대에서 실패한 기업과 잘 버텨가고 있는 기업을 보고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런 저성장 시대에서 쇠락한 기업은 크게 세 가지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첫째는 지나치게 위험을 회피하거나 장기적인 경영관이 부족한 리더십의 부재, 둘째는 경직된 의사결정으로 결단이 늦어지거나 치밀한 분석 없이 결정을 해버리는 적시적 의사결정의 결여, 셋째는 비용절감과 수익성에 치중하면서 연구, 교육, 혁신을 위한 투자에 소홀해지는 혁신의 부재이다.
저성자 시대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기업은 크게 네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인적자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의료계에 접목시켜보면 환자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고육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등 Mindware를 강화하는데 힘쓴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혁신과 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다. 조직의 많은 것들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구성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느끼게 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혁신)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셋째, 신시장 개척과 본업중심의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즉, 새로운 기회를 계속 찾고 있다. 의료계 차원에서는 해외환자를 유치하거나 해외로 병원이 진출하는 것, 예방이나 재활 등의 진료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 수익사업 등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넷째, 기업가 정신의 강화이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으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의료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파도가 낮아지면 암초가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성장기에는 보지 못했던 문제점을 저성장기에는 볼 수 있게 된다. 이 시기를 잘 이용하여 조직은 탄탄하게 만들고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든다면 저성장 시대 그 자체도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고자 : 삼정 KPMG 안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