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경영의 다른 생각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삼정 KPMG

안근용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곤란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오랫동안 일해 왔지만 더 이상 공헌 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처우다.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중에서)

생명 기술의 발달, 경제성장, 의식주 개선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었고, 머지않아 100세 시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4명은 장수를 더 이상 축복이 아닌 위험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100세 시대에 맞는 시스템(의료, 보험, 문화, 정책 등의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80세 시대에 맞는 시스템도 이제야 구색을 맞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병원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노인환자가 늘기 때문에 의료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60세 이상의 의료진도 많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어서 새로운 사명과 역할을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혀서 선배들이 해온 방식을 답습한다면 향후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 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70년대 후반부터 90년 대 중반까지 약 20년간 27개의 대학병원이 설립되었다. 이 때 교수로 임용되신 분들이 2000년 초반부터 은퇴를 하기 시작하였고, 2009년 의학회가 KOMSIS (Korea Medical School Information System)에 41개 의과대학이 입력한 기본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년퇴직 교수는 매년 급증한다. 2015년에는 155명, 2020년에는 275명, 2025년에는 370명이다. 10년 전인 2005년 24명, 2010년 93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숫자이다. 현재 대학병원의 60세 이상 교수의 비중은 약 11.7%인데, 향후 5년 안에는 16.7%로 예상된다. 비율은 높은 곳은 25.4%에 이르기도 한다. 이제 곧 60세 이상의 교수에 대한 역할론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이 되면 진료성과가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과연 그럴까?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 60세 이상 교수의 평생 진료실적(환자 수)을 분석해 본 결과 이러한 인식과 사뭇 다른 결과를 도출하였다. (60세 이상의 교수를 이하 노교수라고 칭하겠다.) 

첫 번째 결과는 ‘노교수라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조건 성과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었다. 오히려 성과가 좋은 분들도 있었다. 분석된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육체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당연히 성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깨어 버렸기 때문이다.

병원장 등의 주요 보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진료성과가 줄어 든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체력적인 부담으로 세션과 수술을 줄여서 진료성과가 준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 A병원의 경우 58세를 전후해서 외래진료 환자 수나 수술 수가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경우도 40,50대 진료성과의 80% 수준 이상은 되었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그 보다 더 큰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진료성과가 상당히 낮은 노교수들은 원래 진료성과가 낮았던 사람들이었다. 즉, 젊었을 때부터 진료성과가 낮았던 것이지 60세가 되었다고 갑자기 성과가 낮아진 것이 아니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열심히 일할 교수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진료성과가 거의 감소하지 않는 교수들은 체력적인 어려움을 경험 즉 노련미 그리고 팀워크로 극복하고 있었다.

A. 전통이 깊은 대학병원
B. 제도가 있는 병원(여기서 제도라 함은 정년 후에도 계속 근무를 할 수 있게 한다거나 진료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 등을 일컫는다.)
C. 역사도 짧고 제도도 없는 병원
 
이 세 가지 유형의 병원 중에서 60세 이상 되었을 경우 진료성과가 가장 크게 떨어지는 병원은 어디일까?

이 질문의 답이 바로 두 번째 결과이다. 역사도 짧고 제도도 없는 병원(C)의 진료성과가 가장 크게 떨어졌고, 제도가 갖추어진 병원(B), 전통이 깊은 대학병원(A)이 그 다음 순이었다. 역사도 짧고 제도도 없는 병원의 진료성과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전통이 깊은 대학병원이 가장 덜 떨어지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전통이 있기 때문에 연공서열 등이 강해서 노교수가 되면 뒷짐 지고 진료를 안 할 개연성이 더 커 보이는데도 말이다.

뚜렷한 근거는 없지만 필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현재 60세 이상의 교수들은 의료 공급이 부족하던 시기부터 병상이 초과 공급된 지금의 상황까지, 의료보험이 시작되어 전 국민에게 확대되는 것까지, 의약분업에서 이제는 의료민영화까지 의료계의 모든 이슈 속에서 의사로서 교수로서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즉, 의료계의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렇다 보니 시대적인 사명감이 내재되어 있다. 또한 대학병원의 건립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을 받쳐서 일궈냈기에 병원에 대한 사명감도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의사로서의 이타적인 사명감이 있다. 전통이 있는 병원에는 이런 사명감이 녹아 있기 때문에 성과가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두 가지 결과를 토대로 볼 때, 새로운 사명감을 부여하고 이를 충분하게 뒷받침할 만한 제도가 마련된다면 현재 노교수들은 老교수로서의 삶이 아닌 勞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첫째, 많은 의료진과 구성원은 노교수를 뒷짐 지고 있는 노인네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 그분들이 한창때 그랬던 것처럼 사명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도 힘써 주시기를 계속 기대해야 한다.

둘째, 노교수는 더 다양한 삶을 후배들에게 제시해 주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대학병원에서 은퇴하게 되면 개업을 하거나, 작은 병원에 경영진으로 가거나 해외 봉사활동에 주력하기도 한다. 자기 삶을 위해서 편하게 쉬는 경우도 있다. 30년 간 환자를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30년 간 쌓은 지식과 경험이 그냥 사라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이다. 물론 개업을 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작은 병원을 강하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 국가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30년 간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보다 가치 있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최소 20년간 어떻게 공헌하며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벤처를 통해 의료산업화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다가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뒤를 따르는 후배들에게 이런 길도 있구나 하며 폐쇄적인 의료계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물론 의사로서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병원에서의 모범적인 삶을 보여주는 것도 가치가 있다.  연세대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다 아주의대 학장과 가천의대 총장을 역임한 이성낙 명예총장은 명지대 대학원 미술사 전공 박사과정에 입학하는 등 미술계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하였다. 그래서 한국구제아트페어 조직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나 연임하였고 최근에는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국보 및 보물 등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로 선임되기도 하였다. 

셋째, 의료계 혹은 대학병원에서는 정년 이후에도 원한다면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병원에서는 석좌교수, 자문교수 혹은 촉탁의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계약 등을 통해 유지할 수도 있다. 의료계는 연계된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된다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자문, 투자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도는 병원에 긍정적인 영향(진료성과, 교육, 연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을 계속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노교수에 한해서 일 것이며 이러한 제도는 중견 교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부수적 좋은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노교수들은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병원의 자산이다. 의료계의 자산이다. 우리나라의 자산이다. 그들에게는 의과대학교수로서의 사명에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얹혀졌다. 노교수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인이 이를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이것이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의료계의 자세가 아닐까?

/기고자 : 삼정 KPMG 안근용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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