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병 ‘폭식증‘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지난 칼럼을 통해 우리는 폭식증이 어떠한 병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폭식증의 위험성이 있는지 그리고 이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 상태를 생각해 보았다. 이번 칼럼에는 과연 이 폭식증은 왜 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여야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폭식증, 왜 오는 것일까?
폭식증은 한 가지 이유로만 생기는 것이 아닌 복잡한 병이다. 폭식증의 원인은 생물학적인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분석을 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돌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상처가 정상적으로 먹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사람들은 마음이 편안해지기 위해, 삶을 보다 흥미로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쇼핑을 한다. 폭식증이 있는 사람은 음식으로부터 위안을 찾는다.

이들이 대체로 살찌기 좋은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이유도 단맛이 뇌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 경향이 있고 성취 지향적이며,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인 성격이 많은데 이로 인한 대인 관계의 갈등이 폭식증의 유발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으로 우울증의 가족력이 많이 발견되는 편이기 때문에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2.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병’ 폭식증의 피해
폭식증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병’이다. 대다수의 경우 우울감,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며 대인관계가 좋지 않아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충동성이 강해 술을 많이 마시거나 진정제, 그 외 습관성이 생길 수 있는 약물남용이 꽤 많다. 또한 상당수의 환자에서 도벽이 있는데 흔히 게걸스럽게 먹고 난 후에 충동적으로 음식, 옷, 보석 등을 훔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 식사 후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

물론 신체적 부작용도 나타나게 된다. 우선 구토를 자주 하게 되므로 당연히 소화계 이상이 온다. 식도에 손상이 많아지고 위산이 반복적으로 역류되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많이 오며 위산의 영향으로 치아에 부식이 나타난다. 타액이 다량 분비되어 귀 밑의 이하선도 부풀어 오르게 된다. 계속해서 구토를 하게 되면 우리 몸 체액에 포함된 이온(전해질)도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 심장 질환의 위험성도 올라간다.

3. 폭식증, 어떻게 치료할까?
폭식증은 단순한 스트레스성 과식, 잘못된 식습관, 정신 심리적인 문제까지 그야 말로 다양한 원인이 얽혀 나타나는 복잡한 질환이다. 그러므로 병이 더 진행하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예방과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감정적인 과식의 악순환을 끓기 위해서는 감정상의 어떠한 문제가 과식을 유발하는지 찾아야 한다. 폭식을 하거나 폭식의 욕구가 생길 때 자신의 감정 상태를 거리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필자는 폭식증이 있는 분들에게 반드시 식사일기를 쓰도록 권유하고 싶다. 자신의 식사 내용을 적다 보면 폭식을 하는 자신을 먼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1. 약물치료
앞에서 언급하였듯 세로토닌은 식사 후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가 초코렛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아 진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는 당분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 환자에서는 이 물질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즉 폭식증 환자 약물 치료에서 핵심 원리는 이 세로토닌을 올려주는 것으로 흔히 우울증 환자 치료에 이용하는 항우울제를 투여한다.
2. 심리적인 치료
이상행동의 개선을 도와주는 인지행동치료나, 환자의 무의식적인 면에 대한 심리치료가 효과적이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무의식적인 면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과 탐구가 없으면 행동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심리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치료 외에도 영양관리과 영양교육이 필요한데, 이는 가족상담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물론 치료는 단독으로 행하는 것보다 약물 투약과 더불어 음식과 자기 신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인지행동치료를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외모지상주의가 가져온 불편한 진실의 하나인 ‘폭식증’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늘씬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거야 말로 인간의 본능인데 뭐 그리 큰 잘못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가 서구화 되면서 비만인구가 늘고 체중을 감량해야 할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필자를 스쳐지나가는 젊은 여성들 중 상당수가 체중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왜곡되고 지나친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비만, 저체중 모두 증가하는 ‘체중 양극화’ 현상 역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 것 같다.


/기고자 :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독자들과 함께 하는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과 아울러 스트레스 대해 의학적으로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