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인생을 바꾼다
부모님의 코골이, 자식에게 병을 말한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추석연휴 때 오랜만에 만난 부모, 수면건강 잘 관찰하면 큰 병을 막을 수도
지난해 추석에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은 회사원 이기현(가명, 40세)씨는 무거운 마음으로 귀경길에 올라야만 했다. 한 해가 다르게 변해가는 아버지의 안색, 어눌한 말투, 기억력 감퇴, 거친 숨소리에 자신이 불효를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절 때 고향을 찾아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걱정하게 되는 직장인들이 많다. 조금씩 키도 작아지시는 것 같고 재미있게 보시던 TV도 가끔 잘못 보시고 이전보다 안색이 안좋은 것을 보면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마음의 한 구석이 짓눌리는 것 같다. 코 앞으로 다가온 추석, 오랜만에 찾아뵙는 부모님의 작은 변화를 알아내어 큰 병을 막는다면 그만한 추석선물은 없을 것이다.
자식의 작은 관찰력이 부모의 병을 막는다.
누구나 자신의 변화는 쉽게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노인들은 특히 자신의 신체 변화에 대해 노화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이를 방관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잡을 수 있는 병을 키워 자신의 건강을 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만에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모님을 찾아간다면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는 관심이 큰 병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뇌졸중이나 당뇨 등 노인에게 발견될 수 있는 대표적 질환들은 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조용히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 뇌졸중, 조기발견이 급선무
부모님의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어눌하면 뇌 기능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뇌졸중인데 한번 걸리면 그 증세에 따라 의식 및 언어 장애, 반신불수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코골이 또는 수면 무호흡증은 고혈압과 주간졸음 및 심장혈관질환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코골이 또는 수면 무호흡증이 뇌혈관질환인 뇌졸중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서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은 3.3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다.이처럼 코골이(수면무호흡증)환자에게서 뇌졸중 위험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수면 중 코를 골면서 수면무호흡증을 겪게 되면 ▲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 대뇌혈액순환 및 혈중산소포화도가 떨어지게 되며 ▲ 교감신경의 자극으로 혈소판기능 이상과 혈전용해 기능이 저하되어 뇌졸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뇌졸중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환절기에 빈발하므로 뇌졸중 위험군은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다.
한편, 뇌졸중의 주원인은 동맥이 굳어져 두꺼워지고 딱딱해 진 상태인 동맥경화이다. 문제는 증상없이 수년간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인데, 이번 추석연휴때,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한쪽 얼굴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직전의 급박한 단계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뇌졸중은 발생위험을 조기에 감지해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면과 뇌졸중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건강한 수면을 취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그렇지 못한 경우 전문의의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식사량 늘고 물 많이 드신다면 당뇨일 수도
식사량과 수분 섭취가 많고 소변을 많이 보시거나 피로감을 느끼면 당뇨 가능성이 높고, 식사량이 늘었으나 살이 빠지면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생각해 봐야한다. 당뇨는 노인성 질환의 대표적 질환으로 주로 세포의 노화가 질병의 원인이다. 특히, 노년층은 근육량이 감소하는데 반해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동시에 대사 활동이 감소해 병이 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갈증을 자주 느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늘며 식사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당뇨증상이 코골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주일에 나흘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 코골이 환자는 정상인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내당 능력이 떨어져 당뇨 가능성이 30%가량 높게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환갑이 넘은 부모님이 코를 많이 고는지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코골이가 당뇨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