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보조기구, 가슴까지 올라와… 20대 여성, 어쩌다 이런 일이?

김예경 기자|2025/01/09 13:18

[해외토픽]

▲ MRI 검사받기 전 항문에 넣은 ‘성 보조기구’가 자기장의 영향으로 가슴까지 올라온 영국 20대 여성의 MRI 사진(왼)과 테일러의 모습(오)/사진=데일리메일
항문에 넣은 ‘성 보조기구’가 MRI 검사 중 자기장의 영향으로 가슴까지 올라온 영국 2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외과 의사이자 약 2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인 테일러는 자신의 틱톡 채널에 ‘항문에 들어간 성 보조기구’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테일러에 따르면 영국 여성 A(22)씨는 의료진에게 항문에 성 보조기구가 들어있다고 밝히지 않은 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진행했다. A씨는 검사 후 메스꺼움과 복부 통증을 느꼈다. MRI 자기장이 금속 부품이 들어간 성 보조기구를 끌어당겨 직장 내부에 있던 성 보조기구는 A씨의 가슴까지 올라왔다. 테일러는 “이런 경우에는 기구가 움직이면서 장기를 손상해 장폐색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MRI 검사를 받기 전 몸에 성 보조기구를 비롯해 이물질을 넣으면 안 되는데, 꼭 금속 기구가 아니더라도 위험하다”고 했다. 이 영상은 11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믿지 못할 일” “항문에 이물질을 넣는 게 위험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실제로 성 보조기구뿐만 아니라 몸 안에 심·뇌혈관 스텐트, 인공관절, 인공와우 등 임플란트(인체 내장형 의료기기)를 심은 사람은 MRI 검사를 받기 전 주의해야 한다.

몸에 ‘심·뇌혈관 스텐트’를 삽입한 사람은 MRI 검사를 받기 전에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MRI 자기장이나 고주파의 전류 때문에 스텐트가 열을 받거나, 비정상적으로 떨리거나, 제 위치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의사가 스텐트의 크기나 삽입 위치를 보고, 검사나 시술을 해도 되는지 판단한다.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인공관절’을 삽입했다면, MRI 검사할 때 발열·진동·위치 이탈 등의 우려가 있다. ‘인공와우’에는 자석이 들어 있어서, MRI 검사를 받으면 자기장의 영향으로 고장나거나 제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다만 MRI 검사 전에 귀를 압박 붕대로 감싸면 문제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부정맥 환자의 쇄골 근처에 이식하는 ‘인공심장박동기’를 단 사람은 MRI 검사나 고주파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자기장이나 전류 때문에 기기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성적 자극 등을 위해 항문이나 직장에 이물질을 넣은 후 그대로 두면 위험하다. 장폐색으로 이어져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물질이 빠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제거하고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사가 이물질을 만질 수 있다면 항문에 국부 마취제를 투여하고, 직장 견인기(물체를 끌어당기는 기구)를 통해 항문을 넓히고 항문에 들어간 이물질을 잡아서 빼낸다. 만약 이물질을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경우라면 개복해서 꺼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