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식의 성의학 바이블
“지금 와서 뭘 어쩌겠어요? 그래도 이 나이지만 그게 뭔지는 알고 싶어요. 한 번이라도 느낀다면 여자로서 내 삶이 억울하지는 않겠죠….”
여성 성기능장애로 방문한 45세 환자가 던진 말이었다. 남편이 외도하거나 신뢰가 없는 관계는 아니었지만 20년 가까운 부부의 성관계는 남편의 무관심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신체적인 원인이 있는지 검사한 후 자위행위를 포함한 행동치료를 시행하고 성욕과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약제들도 함께 투여하였다. 3개월 정도 지나서 지금까지 못 느꼈던 감각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성은 종족 번식의 관점에서의 본능이지만 본능이라서 항상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커플 모두 행위 중에 쾌감을 느끼려 노력하고, 또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두 사람만의 형식과 요령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로 사랑하더라도 적절하게 성적 과정을 풀어나가지 않으면 남성은 사정이 가능해서 성적 쾌감을 누리지만, 여성은 흥분 도중에 끝이 나거나 아예 흥분 근처도 못 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여성은 성욕을 잃게 되고 성행위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왜 해야 하는지 모를 성행위에 남성에게 비협조적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여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약제가 없어서 심리치료가 전부였지만, 신체적인 질환으로 발생한 성기능장애라도 이제는 적지 않은 약제가 개발되어 상황이 사뭇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애디’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제인데 매일 복용으로 여성의 성욕을 증가시킨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처방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수입이 안 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 중인 ‘바이리시’라는 주사제가 들어올 예정이다. 역시 성욕 증가, 성적 만족도 개선을 위한 약제이다. 인슐린 주사 방식과 같아서 주사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이 약제는 2~3년 후면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두 약제는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승인은 받지 않았더라도 국내에 효과가 있는 다른 약제들이 있다. 우선 남성호르몬은, 혈중 남성호르몬 감소가 확인된 성욕저하증 여성에게서 성욕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여성용 남성호르몬을 판매하지만, 국내에서는 남성용을 약 1/5~1/10 정도 투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프로피온, 트라조돈이라는 항우울제도 부작용으로 성욕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치료제로 이용된다. 아만타딘도 오르가즘 장애에 효과가 있다. 또 남성 발기부전치료제도 혈관질환이 있는 여성 성기능장애에 유효하다. 여성에서 비아그라의 효과를 연구한 14개 논문을 종합한 결과 성욕은 증가시키지 못했지만,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이 확인되었다. 다만 언급한 약제들은 폐경 전 여성에게 효과가 있고 폐경 후 여성에서는 여성호르몬 보충요법 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경 여성은 티볼론이라는 합성 여성호르몬이 약한 남성호르몬 효과도 함께 있으므로 일부에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약제와 행동치료 3개월로도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었고 성관계도 하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 그 환자는 6개월째 안타깝게도 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유는, 이런 변화에도 막상 실제 성관계에서 남편의 이기적 성행동에 부딪히면 성욕, 성적 흥분이 생기기는커녕, 상대에 대한 혐오까지 생기는 게 문제였다. 지난 20년간 변하지 않는 남편의 태도로 관계 개선과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도 포기한 채, 눈물을 보이며 진료실을 나간 안타까운 경우였다.
여성 성기능장애는 커플 간에 친밀감은 없고 갈등이 있는 관계라면 아무리 좋은 약제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사랑하는 파트너, 상대로부터의 존중과 배려, 적절한 주위 환경, 심리적 평안, 등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성적 반응과 만족도를 보이는 여성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기에 여성 성기능장애의 개선에는 의료의 도움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해서는 남녀가 서로에게 친밀감과 배려, 그리고 존중이라는 ‘마음의 비아그라’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여성 성기능장애로 방문한 45세 환자가 던진 말이었다. 남편이 외도하거나 신뢰가 없는 관계는 아니었지만 20년 가까운 부부의 성관계는 남편의 무관심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신체적인 원인이 있는지 검사한 후 자위행위를 포함한 행동치료를 시행하고 성욕과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약제들도 함께 투여하였다. 3개월 정도 지나서 지금까지 못 느꼈던 감각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성은 종족 번식의 관점에서의 본능이지만 본능이라서 항상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커플 모두 행위 중에 쾌감을 느끼려 노력하고, 또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두 사람만의 형식과 요령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로 사랑하더라도 적절하게 성적 과정을 풀어나가지 않으면 남성은 사정이 가능해서 성적 쾌감을 누리지만, 여성은 흥분 도중에 끝이 나거나 아예 흥분 근처도 못 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여성은 성욕을 잃게 되고 성행위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왜 해야 하는지 모를 성행위에 남성에게 비협조적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여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약제가 없어서 심리치료가 전부였지만, 신체적인 질환으로 발생한 성기능장애라도 이제는 적지 않은 약제가 개발되어 상황이 사뭇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애디’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제인데 매일 복용으로 여성의 성욕을 증가시킨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처방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수입이 안 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 중인 ‘바이리시’라는 주사제가 들어올 예정이다. 역시 성욕 증가, 성적 만족도 개선을 위한 약제이다. 인슐린 주사 방식과 같아서 주사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이 약제는 2~3년 후면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두 약제는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승인은 받지 않았더라도 국내에 효과가 있는 다른 약제들이 있다. 우선 남성호르몬은, 혈중 남성호르몬 감소가 확인된 성욕저하증 여성에게서 성욕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여성용 남성호르몬을 판매하지만, 국내에서는 남성용을 약 1/5~1/10 정도 투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프로피온, 트라조돈이라는 항우울제도 부작용으로 성욕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치료제로 이용된다. 아만타딘도 오르가즘 장애에 효과가 있다. 또 남성 발기부전치료제도 혈관질환이 있는 여성 성기능장애에 유효하다. 여성에서 비아그라의 효과를 연구한 14개 논문을 종합한 결과 성욕은 증가시키지 못했지만,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이 확인되었다. 다만 언급한 약제들은 폐경 전 여성에게 효과가 있고 폐경 후 여성에서는 여성호르몬 보충요법 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경 여성은 티볼론이라는 합성 여성호르몬이 약한 남성호르몬 효과도 함께 있으므로 일부에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약제와 행동치료 3개월로도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었고 성관계도 하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 그 환자는 6개월째 안타깝게도 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유는, 이런 변화에도 막상 실제 성관계에서 남편의 이기적 성행동에 부딪히면 성욕, 성적 흥분이 생기기는커녕, 상대에 대한 혐오까지 생기는 게 문제였다. 지난 20년간 변하지 않는 남편의 태도로 관계 개선과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도 포기한 채, 눈물을 보이며 진료실을 나간 안타까운 경우였다.
여성 성기능장애는 커플 간에 친밀감은 없고 갈등이 있는 관계라면 아무리 좋은 약제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사랑하는 파트너, 상대로부터의 존중과 배려, 적절한 주위 환경, 심리적 평안, 등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성적 반응과 만족도를 보이는 여성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기에 여성 성기능장애의 개선에는 의료의 도움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해서는 남녀가 서로에게 친밀감과 배려, 그리고 존중이라는 ‘마음의 비아그라’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