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약물 의존증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약물 의존증이 심각할수록 어른이 돼서도 의존증 증상을 보이는 확률이 높았다. 약물 의존증은 진통제와 진정제 등 약물을 본인 판단에 따라 임의 복용하거나, 처방받은 약을 오남용 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미국의 12학년 학생 5317명의 약물 사용 습관을 ▲전생애 ▲작년 ▲저번 달의 세 시기로 나눠 조사한 후, 대상자들이 50세가 될 때까지 5년마다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의존증 중등도는 각 대상자가 알코올, 대마초, 기타 약물에 대해 보인 의존증 증상의 개수를 세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6개 이상 증상에 해당할 경우 '중증 의존', 2~3개 증상만 해당할 경우 '경도 의존'으로 분류했다. 이때 의존 증상은 약물로 인해 사회적 역할 수행이 어려웠던 경험에서 반복적 약물 사용으로 건강이 나빠진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조사 결과, 10대 응답자의 약 12%가 6개 이상의 증상이 있다고 답하며 '중증 의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의존증인 청소년의 60% 이상은 성인이 돼서도 2개 이상의 의존증 증상을 보였다. 2~3개의 증상만 해당하는 '경도 의존' 청소년의 경우, 약 54%가 성인기에 2~3개의 약물 의존 증상을 보였다. 진통제나 진정제 등 약물을 처방받아 사용한 성인의 절반 이상은 과거 18세일 때 2개 이상의 의존증 증상을 보였었다.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의 노라 벌코 연구소장은 "청소년은 뇌의 발달이 끝나지 않아 약물이 주는 영향에 취약하다"며 "약물 의존증을 예방하려면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 1일 '미국의학협회 오픈 네트워크저널(JAMA Network Open)'에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