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라고 다 같은 비만이 아니다.
체질량지수 30 이상으로 고도비만이면 비만 관련 질병의 위험도가 심각하게 높아지는데, 최근에는 비만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자는 의미에서 ‘병적 비만(Morbid Obesity)’으로 부르는 추세다.
병적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담낭질환,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 암 등과 같은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실제 비만이 이들 합병증에 미치는 기여도는 고혈압 75%, 암 33%, 당뇨병 44%, 허혈성 심질환 2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 관절질환, 통풍, 위장관 질환, 알레르기, 남녀 생식능력의 저하에 따른 난임 등에도 영향을 준다.
정윤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병적 비만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병적 비만, 운동·식이요법으로 체중조절 어려워
비만 치료는 일차적으로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기본적인 방법만으로는 개선에 어려움이 있으면 약물요법을 추가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경우 혹은 23 이상이면서 대사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를 추천한다.
그러나 체질량 지수 30 이상의 병적 비만인 경우 운동·식이요법 혹은 약물요법으로 체중을 줄이기 어렵다. 이는 이미 연구로도 증명이 됐다.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식이요법·운동·약물)와 비만대사 수술 효과를 비교한 결과, 2년째 체중 변화량에서 큰 차이로 수술적 치료가 좋은 결과를 보였다(수술군 30.5㎏, 비수술군 8.0㎏). 또 비만 치료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 중 하나인 스웨덴 SOS 연구가 있는데, 4000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를 포함해 비수술적 치료와 비만수술의 효과에 대해 20년 가까운 장기 추적 결과를 살펴본 결과,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비만수술의 체중감소 효과가 뚜렷하고 장기간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9년부터 비만대사 수술 건강보험 적용
병적 비만에 수술 효과가 연구를 통해 인정을 받으면서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비만 수술에 대해 요양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혼자서 어찌할 수 없어 포기하거나 비용 문제로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병적 비만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비만대사 수술은 생활습관 개선 등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이 되지 않는 병적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2019년 1월부터 병적 비만(BMI 35 이상)이거나 심혈관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위식도역류, 고지혈증, 천식 등 대사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BMI 30 이상일 경우, 체질량지수 27.5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위소매절제술이나 루와이 위우회술을 시행할 경우 요양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비만대사 수술 어떻게 이뤄지나
비만대사 수술은 크게 위의 용적을 줄여 음식물의 섭취를 제한하는 제한적 수술, 영양분의 흡수를 억제하는 수술, 그리고 이 두 방법을 합친 혼합형이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용성을 인정받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복강경 위소매절제술과 복강경 루와이 위우회술 등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축소해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고, 위우회술은 위를 축소해 음식물 섭취를 줄임과 동시에 소장의 일부를 우회시켜 영양분의 흡수를 줄이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