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세균'이 장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인간의 장내 세균은 출생 후에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맥마스터대 연구팀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20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의 태변을 채취해 분석했다. 태변이란 갓난아이가 먹은 것 없이 자궁 내에서 양수를 먹으면서 만든 대변을 말한다. 태변은 보통 출생 후 2~4일 만에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구팀은 며칠 후가 아닌 출생 직후에 면봉으로 태변(산전 대변) 일부를 채취했다.
연구 결과, 출생 직후 채취한 아이의 대변에서는 장내 세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장내 세균이 태아 시절부터 형성되지 않으며, 출생 후에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아이의 장내 세균은 출생 직후, 정확히는 출생 중에 형성될 수도 있다. 산모의 질을 통해 장내 세균이 전달되는 것. 연구팀은 이런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일부러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데보라 슬로보다 교수는 "아이의 장내 세균이 출생 중이나 이후에 생겨난다는 사실은 아이가 초기 환경 영향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내 세균의 정확한 기전을 밝히기 위해 장내 환경이 언제 형성되는지 밝히는 것은 중요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미생물학회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