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끊어도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재발하지 않는 사례를 많이 확인했습니다. 환자들이 이 병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입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사진〉는 2년째 진행 중인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만성골수성백혈병 정복을 확신했다. 김 교수는 2년 전 환자 47명에게 약(글리벡)을 끊게 했다. 그 중 11명은 6개월 이내에 재발했지만, 나머지 36명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김 교수는 "암이 재발해 다시 약을 먹기 시작한 11명도 6개월 이내에 암 유전자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약을 끊고도 재발하지 않은 환자 36명은 ▷5년 이상 글리벡을 먹고 ▷4년 이상 암 유전자 수치가 0으로 유지된 환자 ▷골수 이식에 실패한 뒤 글리벡으로 치료한 환자 등이었다. 김 교수는 "이 세 가지에 해당하는 환자는 약을 끊어도 좋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나온 2세대 신약들은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쓴다면 완치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율을 높이려면 초기 발견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초기 발견율은 낮은 편이다. 김 교수는 "실신이나 심한 뼈통증, 출혈과 같은 급성 증상이 생겨서 응급실에 올 때까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때는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처음엔 1~2년까지도 피로감, 무력감, 어지러움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급성으로 바뀔 수 있고, 일단 급성으로 진행되면 완치율이 떨어지는만큼 유사 증상이 있다면 수시로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