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동 연구 세계적 권위자 크루거 박사 "자폐아동,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해"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2010/03/28 16:22


지난 3월 12일, 자폐아동치료와 연구에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필라델피아 아동발달병원의 크루거 발달소아과 박사가 자폐아동의 조기진단과 치료에 대한 강좌를 위해 내한했다.
한국언어장애전문가협회와 아이들세상의원이 함께 주관한 이 강좌에는 총 350여명의 언어치료사, 특수교육사, 심리평가사, 소아청소년과전문의, 소아정신과전문의, 소아재활전문의들이 모였다.이 자리에는 크루거박사와 같은 병원에 있는 뇌성마비치료의 세계적 권위자 김혜경 박사도 함께 했다.
다음은 크루거박사와의 1문 1답이다.
 
- 이번에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뭔가?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은 150년 된 세계 최대규모의 아동 전문 병원으로, 미국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펜실바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부속 병원이다.

이 아동병원 내에 자폐전문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나는 이 센터에서 자폐센터 담당의사이자 발달소아과 의사로 치료와 함께 자페아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 자폐센터에서는 자폐증의 조기진단과 치료라는 중요한 과제를 놓고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런 정보들을 세계 여러나라 국가들과 공유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한국에도 최근 자폐아동에 대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이슈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기회가 되어 한국에 최대 치료시설을 갖춘 곳 중 하나인 아이들세상의원과 함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폐 조기진단과 치료’라는 강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 당신의 업적은?

개인적인 업적보다는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업적을 말하는 것이 좋겠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자폐센터는 자폐의 원인이나 적합한 치료방법, 약물치료법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새로운 자폐진단 도구나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폐아동을 치료하고 있다. 이 업적은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아이들세상의원(부설: 서초아동발달연구소)을 비롯한 한국자폐아동연구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 자폐아동의 최신 치료 경향은?

최근 들어 자폐 치료는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져가고 있다. 보편적으로 ‘언어치료’, ‘작업치료’, ‘행동치료’ 등이 많이 적용되는데, 이제는 약처방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전적 결함이나 변형으로 인한 자폐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자폐센터에서는 집중적인 행동치료 ‘ABA(Applied Behavior Analysis)’를 다각도로 자폐아에 적용해 자폐아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개선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자폐증의 조기진단’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18개월 미만에서도 쉽게 조기진단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자폐증의 원인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것이 있나?

광범위한 영역의 자폐증 중에서 ‘레츠장애’나 ‘아스퍼거장애’와 같은 것은 원인이 밝혀져 있지만 많은 부분의 자폐증 영역은 아직 확실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기능MRI가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유전적 연구를 통해 자폐아의 뇌를 연구하려는 노력이 활발해 지고 있으며 조만간 많은 연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자폐증의 조기진단과 치료는 너무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각광 받을 것이다. 자폐범주의 발달장애 증세는 2세가 넘어 부모들이 알아채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진단할 수 있는 기준들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간단한 진단방법은 18-24개월 유아를 대상으로 한 M-CHAT (Modified Check List for Autism in Toddlers)이며, 이 진단은 6개의 중요항목에 23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좀더 진보한 진단 방법으로는 DSM-IV-TR, 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 ADOS (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 등이 있는데, 이런 검사들은 좀더 구체적인 항목과 아동을 오랫동안 관찰한 후 진행되는 전문가용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소아과의사 44%가 광범위한 자폐범주 장애아동을 10명이상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다.  즉, 미국에서는 현재 아동 150명당 1명 꼴로 자폐를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자폐아동에 대한 연구 기금이 더욱더 조성되고 있고, 연구는 더 활발해 질 것이다.


- 한국의 자폐증 치료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미국은 각 병원 소아과 별로 자폐센터를 운영하거나 다양한 중재치료법이 개발되고 유전 의학적 연구가 병행되며 치료센터도 그만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또 공립학교 내에 통합교육을 운영하도록 특수반 설치는 모두 무료로 운영다. 
한국도 이런 면에서는 많이 발전해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에 방문한 아이들세상의원(부설: 서초아동발달연구소)의 경우에는 미국의 최신시설과 맞먹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  특수학교도 방문해 보았는데, 각 치료별로 마련해 놓은 시설 역시 미국 못지 않았다.


- 자폐 치료에 고생하고 있는 전문의나 치료교사,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폐의 조기진단과 조기교육의 시작이다.  조기치료는 정말 중요하다.  실제 실험에서도 조기 치료를 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나중의 결과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더 강조가 필요하며 조기 진단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문의와 치료교사, 부모가 모두 협동해야 한다.